이동통신사업자 사장들의 잇단 해외 나들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이 만나는 대상은 주로 해외 통신사업자들. IMT2000 사업권 신청을 앞두고 해외 통신장비업체, 사업자와의 컨소시엄 구성이 예상되고 있어 이런 움직임은 세간의 눈길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최근 해외 나들이에 나선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남용 LG텔레콤 사장과 이용경 한통프리텔 사장. 김대기 신세기통신 사장도 31일 일본 원정길에 나서 이동통신사업자 수장들의 해외나 들이는 휴가기간에 정점을 이룰 전망이다.
이들의 해외 나들이는 단순한 여행, 세미나 참석이 아니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용경 한통프리텔 사장은 지난 21일 영국 런던으로 출국, 현지에서 에릭슨 관계자를 만났다. 이 사장의 출국은 에릭슨이 주최한 무선데이터 세미나에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 사장이 세미나에서 「한국의 무선데이터 시장과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했다지만 이보다는 에릭슨과 IMT2000 비동기 방식 및 투자, 전략적 제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사장 귀국 후 한국통신이 비동기식에 대해 더욱 집착을 보이고 있어 모종의 결과물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경쟁사들의 의심을 받고 있다.
남용 LG텔레콤 사장의 일본 방문도 이와 비슷한 시점인 21일에 이뤄졌다. 남 사장의 일본 방문은 이동통신 전시회 참석이 주목적. 일본 방문기간 동안 남 사장은 현지에서 직원들과 세미나를 주도하는 등 활동을 벌였다. 국내에서도 가능한 직원 대상 세미나를 전시회 참가기간에 실시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남 사장이 귀국하자마자 곧장 저팬텔레콤 관계자들이 24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역삼동 본사 사옥을 방문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의례적인 방문」이라고 해명을 하지만 미심쩍은 데가 있다. 업계에서는 데이콤과 체결된 IMT2000 전략적 제휴를 LG텔레콤과 확대하기 위한 접촉이라고 분석한다. LG텔레콤에는 다음달 중으로 새로 임명된 BT 동남아 부문 사장이 방문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 역시 IMT2000 해외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사전 조율로 풀이하는 눈치다.
7월 31일부터 8월 3일에는 김대기 신세기통신 사장이 일본을 방문한다. 방문 장소는 일본 통신사업자인 산요, DDI와 IDO, NTT도코모 연구소 등 네 곳이다. 김 사장은 SK그룹 계열사 임원이라는 자격을 갖고 있어 「인사차 방문」 수준으로 보인다. 그러나 SK텔레콤이 NTT도코모와 지분매각을 추진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를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조정남 SK텔레콤 사장도 지난 6월 중국을 다녀왔다. 안병엽 장관 수행차 방문한 자리였지만 조 사장은 차이나유니컴과 CDMA 이동전화서비스와 IMT2000 서비스에 대한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일본 NTT도코모 회장이 서울로 조 사장을 방문해 지분매각은 물론 IMT2000 서비스에 대해 양사 입장을 개진한 바 있다.
이동전화사업자 사장들의 연이은 해외 통신사업자 접촉은 IMT2000 서비스와 관련된 해외 컨소시엄 구성 또는 장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심사기준에 컨소시엄 구성, 기술협력 내용 등이 포함되면서 해외 사업자의 지분투자나 기술협력 등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동전화사업자 대표들의 해외사업자 접촉은 사업계획서 제출 시점인 9월을 앞두고 한여름을 뜨겁게 달굴 것만은 분명하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