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홈네트워킹 장비보다는 고속 인터넷 접속장비로 활용돼 온 홈PNA(Phoneline Network Association) 기술이 주변여건 성숙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는 유력한 홈네트워킹 기술로 도입될 전망이다.
특히 홈PNA, 전력선 통신 IEEE1394 등 유선통신 기술과 블루투스, 무선적외선통신(IrDA), 홈RF 등 무선통신 기술이 홈네트워킹 기술표준을 둘러싸고 치열한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뚜렷한 주도세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홈네트워킹 기술 표준의 무게중심이 급격히 홈PNA 기술로 쏠릴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주변여건 성숙>한국정보문화센터의 「2000년 국민생활정보화 현황」에 따르면 국내 가정 컴퓨터 보급률은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66%로 집계됐다. 또 PC뿐만 아니라 TV에서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세트톱박스, 웹스크린폰, 인터넷 키오스크 등 다양한 인터넷 단말기 등이 속속 공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정의 인터넷 단말기 보급률이 PC 보급률보다 더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중 10∼20% 정도가 1가정에 2대 이상의 인터넷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도 100만∼200만에 가까운 잠재고객이 존재하는 셈이다.
<발걸음 빨라지는 업계>홈PNA 기술은 홈네트워킹 분야에서 조기 상용화한 데다 가격이 저렴해 많은 업체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다른 경쟁기술이 아직까지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았거나 표준화가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유리한 입장이다.
홈PNA 기술은 그 동안 주로 PCI 타입의 카드 형태로 제품이 개발됐으나 최근들어서는 USB(Universal Serial Bus)처럼 아예 PC 주기판에 장착되는 추세다. 인텔은 지난 6월 홈PNA 1.0버전을 지원하는 칩세트인 615E, 620E를 개발, 선보인 데 이어 자사 주기판에 별도의 카드를 부착하지 않고도 홈PNA 기술을 지원하는 마더보드를 출시했다.
주기판 공급업체인 제이씨현시스템도 홈PNA 기능을 주기판에서 지원하는 「기가바이트 GA-6OXM7E」 보드를 공급중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 홈PNA 기술을 자체 내장한 PC도 대거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다음달 중순께 출시될 예정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용체계(OS)인 「윈도미」에도 홈네트워킹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기능이 크게 강화된다. 일반 사용자도 이제는 쉽게 홈PNA 기술을 응용, 홈네트워킹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인텔레콤, 유니존테크놀로지 등 국내 홈PNA 장비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홈PNA 카드 일반 유통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 일반 유통 정책을 검토하는 등 시장 공략에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걸림돌은 없나>홈PNA가 가정의 PC간 연결뿐만 아니라 인터넷 접속장비로도 이용되는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이를 지원하는 서비스상품이 출시돼야 한다. 가정의 다중 사용자를 위해 「트윈서비스」 상품을 내놓고 있는 인터넷서비스업체(ISP)는 데이콤, 드림라인 등 2개사다. 하나로통신, 한국통신 등도 이러한 서비스 상품을 검토중이다.
비합리적인 요금체계도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통신을 비롯, 대다수 통신사업자들이 멀티사용자를 대상으로 내놓은 멀티서비스 상품은 대략 기본요금에다가 사용자 수만큼 기본요금을 곱해 부가하는 방식이다. 인터넷 접속속도는 외부회선을 증설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 수에 비례해 늘어나지 않으면서 IP 제공 수만큼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통신사업자가 한국인터넷정보센터로부터 IP 주소를 사실상 무료로 받아온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
통신사업자는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사업자가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홈페이지 용량 증가, IP 관리의 복잡성 등 비용증가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용자들은 너무 낮게 책정된 인터넷서비스 기본요금을 이 서비스에서 보상받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