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특약=iBiztoday.com】 외부에서 방을 같이 쓰는 친구에게 이달치 하숙비를 보내달라고 하거나 동창회가 끝난 뒤 행사비용을 분담하자고 연락했을 경우 가장 빠르게 돈을 받는 방법은 무얼까.
현재는 PC뱅킹을 통해 계좌이체를 하거나 신용카드로 이체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는 휴대폰이나 팜PC 등 휴대형 단말기로 받는 사람의 e메일과 송금액을 입력하기만 하면 바로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은행을 거치지 않고 개인들끼리 송금이나 대금결제를 할 수 있는 「P2P(Person To Person)」결제서비스가 미국에서 각광을 받고있다. e메일 주소와 당좌계좌번호나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이 서비스는 특정 회사에 가입한 회원들끼리 돈을 주고받는 데 사용된다.
송금된 돈은 신용카드 계좌에서 빠져나가며 입금되는 돈도 카드계좌로 들어가 은행을 거치지 않는다. 인터넷 경매가 활성화되면서 개인들끼리 대금결제를 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이같은 P2P결제서비스 이용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회사는 금융사이트그룹 X닷컴패밀리(x.com)의 페이팔닷컴(paypal.com)으로 이미 수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의 성공 비결은 이 서비스를 가장 필요로 하는 경매 사이트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e베이(http://www.ebay.com) 경매 사이트에 나온 약 200만건의 경매품에 페이팔 로고가 붙어있었다. 이는 e베이의 자체 결제 채널인 빌포인트(BillPoint)로고가 붙은 40만건보다 5배나 많은 양이다.
e베이의 빌포인트가 부진한 것은 하나는 경매로 물건을 판 사람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는 점과 경매결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페이팔은 신규 회원을 1명 가입시키면 5달러를 가입 장려금으로 지급하고 경매 이외에 누구에게라도 송금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아울러 페이팔은 팜PC나 노트북PC 등 휴대형 단말기로도 이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P2P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페이팔 이외에도 e카운트(eCount), 페이미(PayMe), 프로페이(ProPay), e머니메일(eMoneyMail), 머니잽(MoneyZap) 등이 성업중이다. 이 서비스들은 대부분 송금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송금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수표송금이나 송금업체인 웨스턴 유니언(Western Union)을 통한 기존 온라인 송금 방식은 속도가 느리고 수수료도 비싸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P2P결제서비스는 어떻게 이처럼 무료로 제공될까. 페이팔·e카운트 같은 사이트들은 송금액을 당좌계정에 바로 넣지 않고 잠시 중간계정에 넣었다가 보낸다. 이 중간계정에 일시 보관된 돈에서 나오는 이자로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이들은 유료인 기업용 프레미엄 서비스를 통해 소규모 인터넷상점사이트와 경매사이트의 소액 신용카드 결제를 대신해주고 있다.
이 모든 기능이 너무 편리해서 의심이 갈 정도다. 일부 분석가들은 페이팔 등이 개인간 결제서비스를 무료로 계속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업계의 구조조정이 벌어진다 해도 이 서비스는 충분히 살아남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무척 편리하기 때문이다.
<스티브전 기자 steveju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