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 배티 가트너그룹 아태지역 부사장
지난 3월 본 칼럼에서는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의 개념을 소개하고 이의 장점과 문제점에 대해 얘기한 바 있다. 언급했듯 BPO는 하나 이상의 정보기술(IT) 집약형 비즈니스 프로세서를 외부 서비스업체에 위탁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BPO에는 다음과 같은 분야가 있다. △재무 및 관리(예:관리 서비스, 재무 및 회계, 인적 자원, 지불 서비스) △운영(예:계약 체결, 공급망 관리) △영업, 마케팅 및 고객관리(예:영업팀 관리, 콜센터 관리, 고객관계관리) 등이다.
가트너그룹은 최근 아태 전역의 700명에 달하는 최고정보임원(CIO)과 그에 준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BPO의 용도와 목적 등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이에 따르면 호주의 BPO시장은 미국에 비해 덜 성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조사에서는 호주 기업들의 낮은 이용률, 서비스 제공업체의 난립, 그리고 아웃소싱 성공사례에 대한 업체들의 합의 부재 등 미성숙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이 나타났던 것이다. 그럼 이렇게 단편적이고 혼란스러운 호주 시장에서 지금까지 기업들이 BPO를 활용해 수행한 업무와 이로 인해 얻은 혜택은 무엇일까.
교육 및 훈련분야는 현재 호주에서 가장 많이 아웃소싱되고 있는 BPO 업무인 동시에 그 성과가 가장 평가 절하돼 있는 분야다. 또 내부 감사와 급여지불 처리 업무가 교육·훈련분야 뒤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관리, 재무, 인적 자원, 생산, 공급망 관리, 지불 서비스, 영업, 마케팅 및 고객 관리 부문 등은 아웃소싱 될 가능성이 낮은 분야다.
상당한 업무를 아웃소싱하고 있는 호주 대기업이 몇 개 있긴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업무들은 아웃소싱 대상에서 멀어져 있다. 단지 호주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전자적자금이전(EFT) 처리분야를 아웃소싱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그럼 기업들이 BPO를 고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응답자들은 BPO 활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들과 함께 다양한 문제점들을 언급했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의견 불일치도 많았다.
응답자들은 주요 혜택으로 비용절감을 언급하면서도 동시에 벤더 이용에 따르는 고비용을 주요장벽으로 언급했다. 또 많은 응답자들이 BPO 벤더를 이용하는 것이 내부적으로 처리하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고 대답한 반면 거의 비슷한 수의 다른 응답자들은 이의 비효율성과 낮은 신뢰도를 지적하고 있다. 일견 상반되는 듯한 이러한 결과는 바로 호주의 BPO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못했음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BPO를 이용중인 대부분의 기업과 이를 이용할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은 BPO 이용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아직 확신을 못하고 있다. 많은 경우 단지 BPO가 좋다는 믿음만 지니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BPO를 이용한다고 해서 기업이 항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데서 기인한다. 실제로 여러 형태의 BPO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기업들 중에서도 BPO의 비용절감 효과에 대해 의견이 상충되고 있다. BPO 이용 후에 비용이 줄어들었다고 얘기하는 응답자들이 있는 반면 동일한 숫자의 응답자들은 오히려 비용이 더 늘어났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혼돈은 비단 호주 BPO 시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데이터퀘스트는 이 조사 결과가 결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BPO를 통한 비용 절감은 다른 형태의 아웃소싱 서비스를 통한 비용 절감과 마찬가지로 BPO 이용으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