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인 미국 닷컴 기업들이 바다 건너 유럽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비즈니스위크(http://www.businessweek.com) 최근호는 세계 최대 인터넷 백화점인 아마존을 비롯해 야후(포털), e베이(경매)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미국 닷컴 기업들이 유럽시장에 잇따라 상륙, 현지 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http://www.amazon.com)은 이미 유럽에서 세계 최대 출판 및 미디어그룹인 독일의 베르텔스만보다 5배 정도 더 많은 책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유럽시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최근 유럽 중심부에 있는 프랑스에 유럽본부를 건설하고 있다. 또 마케팅 활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국에 대규모 물류창고까지 확보해 놓고 있다.
아마존은 오는 9월부터 유럽본부를 본격 가동할 계획인데 취급품목도 기존의 책에서 컴퓨터와 잡화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유럽본부까지 본격 가동하면 유럽 전자상거래 시장판도에 큰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야후(http://www.yahoo.com)도 지난 2∼3년 동안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유럽 8개국에 잇따라 진출, 유럽 대륙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한 여세를 몰아 최근 유럽 최대의 포털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야후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네티즌 수는 유럽 최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T온라인보다 2배 이상 더 많다.
또 경매분야에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e베이(http://www.ebay.com)의 독주가 분명해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4분기에 약 8700만달러의 매출을 유럽에서 올렸는데 이는 유럽 최대 업체인 영국의 QXL에 비해 무려 8배나 많은 액수다.
미국 닷컴 회사들이 유럽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전세계 인터넷 비즈니스 선두주자라는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에다 풍부한 자금동원 능력까지 겸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마존 영국법인의 스티브 프레이저 상무는 『전자상거래 모델은 유럽시장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몸에 익힌 대로 유럽에서 제품을 판매하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야구 게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웹사이트인 스몰월드닷컴(http://www.smallworld.com)은 지난 7월부터 유럽 네티즌을 대상으로 축구 게임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를 위한 게임개발을 불과 2∼3달 동안에 모두 끝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미국 닷컴 업체들이 바다 건너 유럽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데 반해 유럽 업체들은 시장이 국가별로 나뉘어 있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워 고전하고 있다. 또 유럽 업체들은 전통적으로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능력에서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영국의 온라인 의류업체인 부닷컴(http://www.boo.com)이 지난 98년 설립된 지 불과 2년 만에 1억5000여만달러의 자본금을 모두 까먹고 최근 파산을 선언했으며, 무료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프리서브도 최근 주가폭락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들어 유럽 전자상거래 산업의 주도권이 미국 닷컴 업체들에 넘어갈지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유럽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54억달러로, 미국에 비해 아직 6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으나 그 규모가 앞으로 매년 약 4∼5배씩 확대돼 오는 2004년 1조60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