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마피아<16>
『이렇게 큰 별장을 가지고 있다니 대단합니다. 나는 아직 별장이 없습니다.』
나는 별장이 없다는 사실을 자랑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별장이 있다고 해도 그곳을 다닐 만큼 한가하지도 못했지만, 그럴 자금이 있으면 사업에 더욱 신경을 쓰면서 투자할 것이라고 믿었다. 이런 나의 관념이 반드시 좋다는 것이라기보다 가난한 청소년 시절을 보냈던 것에 대한 콤플렉스였는지 모른다.
수상 별장의 방은 수십개였는데, 가운데 커다란 연회장이 있었다. 연회장에 붙어서 식당과 영화감상실, 주방, 차를 마시는 로비가 있었다. 이층으로 올라가면 비슷한 규모의 방과 함께 역시 연회장이 있고, 넓은 수영장이 마련되어 있었으며,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방은 호텔 구조로 되어 있었고, 상주하는 종업원들이 시중을 들었다.
『별장이라기보다 호텔같습니다. 아니면, 호화 유람선인지.』
『이것을 처음 만든 사람은 이탈리아의 거부였는데, 그 사람은 별장이라기보다 고급 호텔로 활용을 했지요. 그 사람이 죽고 그의 자식이 소유했는데, 호텔로 하기에는 방의 수가 적어서 수지가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 친구가 돈이 필요해서 팔았던 것입니다. 내가 샀지요. 이 일대의 농장과 함께 말입니다.』
『얼마 주고 샀나요?』
『정확한 액수는 내 회계사가 알고 있지만, 대략 미화 1억2000만달러 정도 들었을 것입니다.』
나는 어이가 없어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런 질문을 해서 실례가 될지 모르지만, 이것이 알렉세이비치 개인 것인가요, 아니면 조직의 것인가요?』
『하하하, 내가 돈이 없는 가난뱅이로 보입니까? 조직의 사업을 돕는 과정에 생긴 떡고물이지요. 이것은 내 개인 것입니다.』
『KGB에 있다가 은퇴한 지 십년 정도 되었을텐데 언제 그렇게 돈을 벌었습니까?』
그는 나를 쳐다보더니 어깨를 추썩거렸다. 그리고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 최 사장. 내가 십년 동안 아무리 많이 벌었다고 하여도 서방에 벼락부자가 된 그 뭐야 당신이 하는 종류의 사업?』
『실리콘밸리?』
『그 컴퓨터 사업으로 돈을 번 빌 게이츠에는 따라가지 못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