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터넷업체들의 제2도약 선언

닷컴기업들의 적자 행진이 계속되면서 닷컴위기론까지 대두돼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인터넷업계의 임원진조차 현재의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니 그 실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만하다. 묻지마 열풍이 불던 몇달전의 상황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인터넷기업들이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2도약 선언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닷컴기업들의 무더기 도산설과 함께 이로 인한 경제침체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인터넷기업들의 제2도약 선언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벤처기업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아주 낮다. 우리보다 기반시설과 자본여력 등 여건이 좋은 미국에서조차 극소수의 업체만 성공하고 나머지는 실패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초창기 그와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 인터넷 벤처기업하면 무조건 성공하는 것으로 인식했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더욱이 일부 업체는 벤처의 특성인 기술개발이나 서비스 개선 등 기본적인 업무는 소홀히 한 채 재테크에만 열을 올려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이 된 적도 없지 않다.

하지만 본격적인 인터넷사업을 시작한 지 1년여만에 해당업체들이 제2도약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닷컴위기론을 잠재우고 이를 통해 기업 이미지 실추를 만회하는 한편 충실한 인터넷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대대적인 기업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사업영역을 특화하는 등 기존의 확장 일변도의 사업형태를 탈피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과 사용자들의 편익을 최우선한 서비스 제공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인터넷업체는 기술특성상 그 분야의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더욱이 세계는 급속히 디지털경제시대로 바뀌고 있다. 인터넷을 활용한 기업경영이 경제활동의 핵심수단이 되는 시대다. 그렇다면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터넷분야의 내실 있는 발전이 이뤄져야 하고 그 핵심주체는 다름아닌 인터넷기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기업들은 이제부터 새출발한다는 각오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확실한 수익모델 개발로 자생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스스로 수익모델을 창출해 투자가들의 관심을 되돌리는 일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시장의 신뢰를 얻는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렇지 못하면 최근의 닷컴위기론을 잠재우고 인터넷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투자가들에게 보여주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동안 기대를 모았던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업체들의 지난 상반기 경영실적이 크게 저조한 것이 결과적으로 인터넷 열기를 냉각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인식이 더이상 확산되거나 지속되지 않도록 인터넷기업들의 부단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인터넷업체들의 제2도약 선언이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닷컴위기론을 해소하고 나아가 모범적인 구조조정으로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