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IMT2000사업권 심사시 신설법인의 「재무적 안정성」에 대한 비중을 제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각 사업자들이 초기자본금 규모를 최소화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각 사업주자들이 밝히고 있는 초기자본금은 한국통신이 4000억∼6000억원일 뿐 나머지 3사는 3000억∼5000억원이다.
이중 일부사업자는 초기 자본금 3000억원을 내심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의 적정 자금소요 =정보통신부는 기존 2세대 사업자가 IMT2000 서비스에 나서기 위해서는 전국망 구축 등 1조2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을 투자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운영비(단말기보조금 제외)를 포함한다면 자금소요내역은 2조원대에 육박하게 된다. 신규사업자가 진입할 때는 이보다 4000억원 가량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사업권을 신청하는 법인은 기존 2세대사업자와 회계가 완전분리된 컨소시엄 형태의 신규 법인임을 감안한다면 전국망 구축 및 초기운용비용을 포함한 총비용은 2조원을 웃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 당시 3사의 초기 자본금은 5000억원이었다.
IMT2000 심사기준이 발표될 때만 해도 예비사업자들은 1조∼1조2000억원이 적정 초기자본금 규모라고 추정했었다.
◇자본금 최소화의 공통분모 =자본금 최소화는 주가관리 및 액면가 발행 기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통한 사실상 할증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업신청서 제출을 위한 초기자본금만 액면가(주당 5000원)로 발행하고 나머지 자금은 사업권 획득후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2만원 안팎에서 할증발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개별사업자 입장 = LG의 경우 자금난은 아니지만 서울여의도 본사를 매각할 정도로 그룹 전체가 추가 자금소요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지주회사로 도약을 천명한 LG전자가 IMT2000신설법인의 1대주주로 거론되고 있으나 이보다 앞서 LG정보통신과의 통합에 수천억원을 쏟아부어야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파워콤 인수(인수비용 1조∼2조원)와 출자총액제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어 IMT2000 초기자본금 규모를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이들 사업자의 초기자본금 최소화 배경에는 2세대의 3세대(IMT2000신설법인) 흡수통합 시나리오도 깔려 있다고 믿는다.
이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기존이동전화사업자가 IMT2000 투자에서 리스크 부담을 최소화하고 양부문의 시너지효과를 살리기 위해 사업권을 획득한 IMT2000신설법인을 조기에 통합한다는 게 이같은 분석의 요지다.
특히 2세대 사업자와 대주주 입장에서는 IMT2000신설법인과의 통합은 필수불가결한 사항인데다 만약 흡수통합을 한다면 신설법인이 제가치를 받기 전에 단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있다.
◇주주간 이해관계 = 각 사업주자들의 초기자본금 최소화는 결국 일반주주나 소액주주들의 기대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신설법인의 경우 기본적으로 최대 1조3000억원의 출연금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본금을 최소화하면 할수록 사실상의 주당발행가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대규모 증자를 전제로 하는 초기자본금 최소화는 일반주주나 소액주주가 설립초기 참여에서 얻을 수 있는 실질이익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더욱이 IMT2000신설법인의 참여주주들이 정보통신관련 중소·벤처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 기업의 설립초기 무리한 지분율 보유는 이후 증자과정에서 무더기 실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반해 대주주는 최소투자를 통해 자신들이 경영권을 갖는 신설법인의 재무적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고 일반 또는 소액주주들이 실권한다면 최소비용으로 지분율 확대도 도모할 수 있게 된다.<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