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맥닐리(45):중대형 컴퓨터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이하 선)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부인과 3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자사의 컴퓨터(서버) 판매량보다도 골프 성적 자랑을 더 즐기는 골프 마니아다. 실제로 그는 포천 500대 기업 CEO 중 최고의 골퍼다.
78년 스탠퍼드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처음 온 그는 다른 기업의 CEO와 달리 이 지역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타 지역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주위에서 『밸리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는 경쟁업체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독설로 유명하다. 또 언론의 표지인물로 제일 많이 등장하는 「뉴스메이커」이기도 하다. IT업계를 대변해 정치 영역에서는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최근 의회를 상대로 거대 시장인 중국과의 문호 개방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버지가 굴지의 자동차업체인 아메리칸모터의 부사장을 지내 사립학교를 다니는 등 어릴적부터 남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덕에 골프 외에도 아이스하키, 테니스 등에도 능하다. 미국 대학입시인 SAT에서 만점의 수학점수를 받기도 한 그는 아버지가 일중독 때문에 어머니와 이혼했다고 생각해 여가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 맥닐리는 아버지와 하버드대 동창이며 삼수끝에 스탠퍼드대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했다.
부사장으로 82년 선과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84년에는 뜻을 세운다는 30살의 나이에 CEO에 취임했다.95년에는 다중 플랫폼 언어인 자바를 개발해 마이크로소프트에 도전장을 던졌으며 매년 20억달러를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는 등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임스 모건(61):반도체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의 회장 겸 CEO로 부인과 일남일녀를 두고 있다. 76년 사우스 베이에 첫 발을 디딘 그는 일본의 비즈니스 행태를 모방해 성공했으며 업계 처음으로 일본에 계열사를 설립하는 등 미국 IT업체의 일본시장 공략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일본 소비자들은 세계에서 입맛이 가장 까다롭다. 이곳만 제대로 공략하면 다른 어느 지역도 장애물을 쉽게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 베키는 모건의 경영활동을 돕기 위해 주 상원자리를 포기할 만큼 열성적인 내조를 하고 있다. 코넬대를 졸업한 모건은 77년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의 CEO에 올랐으며 이듬해인 78년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일찍이 봉사의 진가를 체험한 그는 매일 아침 마시는 반잔의 커피와 긴머리를 하고 가는 스키 여행이 유일한 결점이라고 말할 만큼 검소하고 소박하다. 회사 운영 외에 남는 시간은 주로 손자들과 보내며 2억달러를 소유한 부자답지 않게 그의 사무실은 평범하다.
◇칼 구아르디노(38):실리콘밸리제조업체협회(SVMG) 대표로 아직 독신이다. SVMG는 78년 HP의 창설자인 데이비드 패커드가 만들었는데 현재 이 지역 대부분의 하이테크업체인 175개사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환경·교육·주택 등 실리콘밸리의 사회문제 해결에 열정을 쏟고 있는 구아르디노는 이번 「파워10인」 중 가장 젊은피(?)다. 목표를 정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갖고 있는 그는 3년전 SVMG의 대표를 맡았으며 94년 HP에 입사하면서부터 이 지역 파워엘리트로 부상했다. 그가 처음 SVMG 대표를 맡았을 당시에도 SVMG의 위상은 유사기관인 「실리콘밸리네트워크」에 밀려 초라했었다. 하지만 구아르디노는 일주일에 100시간을 일하는 무서운 성실(?)로 SVMG를 이 지역 최고의 「사회문제 해결사」로 성장시켰다.
매일 15시간씩 일하며 앞만 보고 달려온 그는 이제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일하지 않는다 △주말은 꼭 쉰다 △토요일 저녁예배에 반드시 참석한다 △한달에 한번 가정을 즐겁게 하기 위해 봉사한다 △운동을 한다 등의 목표를 세우고 뒤와 옆도 보려 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