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취임 1년을 축하합니다. 지난 1년간을 자평한다면.
▲감사합니다. 저는 지난해에 우리가 이룬 성과에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제품·서비스·솔루션 등의 분야에서 컴팩 역사상 최고의 진용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고객의 수요도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합니다. 제가 CEO로 취임한 이래 발생한 하이라이트 중 하나가 지난 5월에 한국을 방문한 일입니다. 당시 저는 한국 시장의 활력과 인터넷시대의 리더가 되고자 하는 강한 의지에 감명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컴팩에 발생한 가장 큰 변화는 컴팩인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1년전에 비해 더욱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저는 컴팩인들이 지금처럼 의욕을 갖고 고객에게 헌신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첫째, 우리는 지난해에 수익성을 되살리고 운영비를 줄이겠다고 말했는데 우리는 이 2가지를 모두 해냈습니다. 컴팩은 매 분기마다 연속적으로 수익을 올렸고 비용구조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둘째, 우리는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특히 이 부분의 성과에 대해 자부하고 있습니다. 컴팩은 지금 업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이팩(iPAQ)」 데스크톱과 「아이팩」 포켓PC 등이 그 예입니다. 또 컴팩은 2인치가 채 안되는 듀얼 프로세서 서버 등을 선보였습니다.
셋째, 우리는 조직과 경영진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는데 현재 컴팩의 조직은 핵심 시장에 집중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필요를 이해하고 충족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넷째, 우리는 고객의 대변자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가 거둔 공의 견인차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품질을 개선하고 고객에게 최상의 만족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장을 이루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는데, 지난 6월 30일 마감된 2분기 실적에서 우리는 8%의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아태 지역에서는 12%나 성장했습니다. 올 후반기에는 두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물론 컴팩 등 세계적 IT업체들이 만드는 대형 B2B 사이트 발표로 상반기에 한국에서도 떠들썩했습니다. IBM 등은 상이한 업체들이 만들어서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성공을 확신하는지.
▲물론입니다. 컴팩·삼성·휴렛패커드(HP) 등 15개의 최첨단 기업이 설립 멤버로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회사들도 참여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립 멤버로 참여한 15개 회사간 뛰어난 팀워크 덕분에 우리는 계획대로 이달 1일에 사업을 개시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데이터 저장장치(스토리지) 시장에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이유는.
▲스토리지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요구사항은 20개월마다 2배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컴팩은 세계 스토리지 시장 전반을 주도하면서 가장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컴팩의 신형 모듈라 스토리지 어레이는 고객에게 「성장에 따라 구축(Build as you grow)」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최근에 개방형 스토리지 네트워킹 솔루션을 기업고객에 더 빨리 제공하기 위해 IBM과 기술 및 마케팅 제휴를 맺었습니다. 두 대형 스토리지 공급업체가 공통의 상호 운용성 표준을 서로 승인하기로 합의한 것은 업계 최초입니다.
-컴팩은 미국 PC시장에서 델에 밀리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소매 시장에서도 HP에 뒤지고 있는데 대응책은 무엇인지.
▲시장점유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특히 성장률이 가장 높은 국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컴팩의 소비자PC 사업은 아태 지역에서 지난 분기 동안 58% 성장했습니다. 우리의 전략은 더욱 심플한 디자인과 고객 맞춤 기능을 갖춘 혁신적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아이팩」 데스크톱이나 뛰어난 유연성을 가진 「아이팩」 포켓PC를 보십시오. 우리는 이미 「아이팩」을 십만대 이상 판매했으며 「아이팩」 포켓 PC의 생산량도 수요 증가에 맞추어 월산 5만대로 늘렸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고객이 인터넷을 한층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단말기 등 신제품을 계속 선보일 것입니다. 시장의 추세는 이제 분명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PC는 새로운 세대의 인터넷단말기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람들은 하나의 단말기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특정한 기능을 자랑하는 여러대의 단말기를 보유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대부분 무선으로 작동하겠지요. 우리는 인터넷단말기 시장을 주도하고자 합니다. 저는 컴팩이 이 분야에도 힘찬 첫 발을 내디뎠다고 생각합니다.
-컴팩은 알파서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극복할 생각입니까. 또 IBM과 알파칩 생산계약을 맺었는데 이로 인해 삼성과의 관계에 변화가 오는 것은 아닌지.
▲컴팩의 알파시스템은 우리의 우월한 기술과 성능을 바탕으로 고성능 기술 컴퓨팅·원격통신·e비즈니스 등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알파칩이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확장성과 가용성을 필요로 하는 고객관계관리(CRM) 같은 신흥 시장을 파고들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컴팩의 알파시스템 위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최근에 발표된 우리 시스템을 이용한 과학자들의 인간 유전자 지도 완성입니다. 또 알파시스템은 세계 최첨단의 컴퓨팅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원자력 위원회(French Atomic Energy Commission)는 유럽에서 가장 큰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기 위해 컴팩을 선택했지요. 여기에는 2500개의 알파 프로세서가 사용될 것입니다. 이런 성공 덕분에 컴팩은 현재 고성능 기술 컴퓨팅 시장에서 2위를 달리고 있고 올해 말까지는 수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글로벌 제휴사인 삼성과의 굳건한 협력관계는 저희 성공의 비결 중 하나입니다. 알파의 경우 제조 및 사업 개발 활동을 망라하는 포괄적인 협력관계를 삼성과 형성했습니다. 삼성 역시 알파 아키텍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IBM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우리는 공급원을 늘리고 IBM의 첨단기술인 구리(copper) 반도체 제조 공정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홈 MP3P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는데 첫 제품은 언제 나오나.
▲저희 소비자사업부에서 컴팩 오디오 플레이어와 관련 서비스를 이달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바로 구입 가능하며 내년 초반이면 세계 어디서나 구입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제품은 컴팩 브랜드 제품이지만 제조는 한국의 삼성에서 맡을 것입니다.
-올해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은 무엇인지.
▲2가지 핵심 목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즉 인터넷 액세스(접속)사업과 인터넷 인프라 구축 사업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2년 내에 고객들이 『컴팩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 컴팩시스템을 통해 인터넷을 즐기고 있다』고 말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액세스 측면에서는 전부터 제가 말해왔듯이 「아이팩」 제품군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들을 공급할 것입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알파·히말라야시스템과 같은 고성능 서버와 업계 표준의 프로라이언트 서버, 그리고 첨단 스토리지 기술 등 이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해 지속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우리는 「제로 래턴시 엔터프라이즈」(Zero Latency Enterprise)라 불리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솔루션을 통해 기업들은 실시간으로 고객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CEO로서 직원들에게 강조하시는 것은 무엇인지.
▲취임 이후 저는 컴팩의 직원들에게 고객의 대변자(advocate)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늘 말해오고 있습니다. 제 경력의 많은 기간을 저는 기술분야에서 보냈기 때문에 고객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컴팩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하고 확실한 길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거나 이를 예측해 그에 상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말한 「고객의 대변자」 의미입니다. 다시 말하면 △고객 만족을 위한 최선의 노력 △ 모든 제품의 품질에 대한 확실한 약속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 △고객의 전화·e메일·웹 접속에 대한 응대 방법, 그리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속도 등 고객을 우선시하는 태도 △앞으로도 고객의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 등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이루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e비즈니스에 나선 한국 기업들에 들려줄 조언이 있다면.
미국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이해한 경우에 쓰는 표현이 있는데 바로 「get it(알았다)」입니다. 인터넷에 대해서 한국 기업들은 「get it」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은 인터넷 사용자 측면에서 세계 상위권입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e비즈니스에서 선두에 서기 위한 전략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웹 페이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인터넷에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기업은 고객·협력업체·공급업체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를 더욱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성공을 이끌어 내려면 각 기업은 경쟁 업체들처럼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합니다. 또 기업은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은 타 기업과의 제휴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넷경제에서는 어떠한 기업도 모든 것을 홀로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제휴나 협력관계는 인터넷시대의 성공 열쇠입니다.<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