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니지·포트리스2·디아블로2 등 신규 게임들이 출시되면서 기존 게임방 열풍을 몰고 왔던 스타크래프트가 이제 게임판매순위나 서버접속순위에 있어 다른 게임에 점차 그 위치가 밀려나고 있다. 변화에 쉽게 적응하고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N세대 게이머들의 욕구와 잘 부합돼 게임시장의 다변화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의 열풍은 국내에도 프로게이머라는 신종직업을 탄생시켰고, 게임경연대회 우승이나 소속사의 협찬 등으로 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고소득을 올리는 프로게이머가 청소년들에게 유망직업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게임의 종류가 다양해질수록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예전처럼 그리 매력적인 직업은 아니라는 추측을 낳게 한다. 게임대회가 게임의 종류마다 분산되기 때문에 모든 게임 프로에 능하다면 모를까 이제는 하나의 게임만 가지고는 고소득을 보장받기 힘들 것이다.
이같은 추측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제 게임문화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대한 청소년들의 무조건적인 동경과 선호는 버려야 할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귀가하는 그 시간까지, 심한 경우엔 집에서 밤을 새워가며 게임을 하느라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을 못하는 청소년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자신의 적성과 특기가 온라인 게임에 부합된다면 그 방면으로 진출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재미로 시작한 게임이 그 도가 지나쳐 중독된 채 헤어나지 못한다면, 이는 진정 자신의 진로뿐만 아니라 장래 국가 인적자원 육성에도 커다란 문제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게임이 인터넷과 컴퓨터조작을 능숙하게 하는 수단으로써 작용하고 있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게임산업이 콘텐츠 중심의 지식기반사회에 있어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한다는 점 또한 부정할 수 없다.
문제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제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현실구분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게임 몰입과 중독은 자칫 현실세계와 가상공간 사이에서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설날 게임방은 게임을 즐기려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데 반해 윷놀이나 연날리기, 널뛰기 같은 고유의 민속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볼 수가 없었다.
현대사회에 있어 모든 사회적·인적 교류가 오로지 온라인상에만 집중된다면 올바로 된 사회유지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유재범 대전 중구 문화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