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저가PC 공급업체 피플PC, IPO 실패작··PC와 인터넷 서비스 번들 판매에

【본사 특약=iBiztoday.com】 실리콘밸리의 저가 PC 판매업체 피플PC(peoplePC.com)의 주식상장(IPO)이 실패작으로 돌아갔다.

이 회사는 상장 이튿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계약 체결사실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다시 주저앉는 기대 밖의 하향 행진이 계속되면서 PC에 인터넷서비스를 묶어 값싸게 번들 판매하는 저가 번들PC 판매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피플PC는 지난 17일 주당 10달러로 상장, 첫날 주가가 11% 하락하자 이튿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 보험회사 하이마크블루크로스실드의 250만 고객과 종업원에게 자사 컴퓨터와 인터넷 서비스를 패키지로 묶어 한달에 23달러의 가격으로 제공하기로 하는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사의 주가는 이 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잠시 동안 10% 가량 오르다가 결국 종가는 하루전과 같은 6.81달러로 주저앉았다.

시장조사회사 IDC의 한 분석전문가는 이에 대해 『피플PC의 공급계약은 잠재력 측면에서는 의미있는 개가였지만 이득 면에서는 그리 바람직한 공급계약이 못된다』고 해석했다.

이익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무료 PC 제공에다 이미 실패한 것으로 여겨지는 닷컴회사의 냄새가 물씬 나는 피플PC의 인터넷서비스 번들판매 사업모델에 대해 투자자들이 불안하게 여겼다는 해석이다.

이 회사는 최근 수개월간 포드자동차와 델타항공의 직원들과 싱가포르 최대 규모 노조의 노조원 등에게 고용주가 자금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컴퓨터 시스템을 제공하기로 해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계약으로 창업 1년밖에 되지 않은 이 회사는 70만 이상의 잠재고객을 확보했지만 아직 이를 제대로 매출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사는 낮은 마진으로 컴퓨터와 인터넷 서비스를 번들로 제공하는 대신 고객들이 전자상거래 방식으로 물건을 구입할 경우 생기는 수수료 수입을 챙기려 했으나 이 같은 수익전략이 제대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드자동차와 델타항공은 피플PC와의 계약에 따라 직원들의 컴퓨터 구입에 자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3년 동안 매달 5∼12달러만 지불하면 된다. 반면 하이마크는 고객이나 직원들의 컴퓨터 구입에 자금을 지원하지는 않고 단지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구입할 경우보다 2달러 정도 할인해 주는 정도다. 이 같은 PC 및 관련 서비스 구매계약에는 보통 3년 동안 구입비를 나눠 지불해야 하는데, 이 기간이 지나면 고객은 컴퓨터를 완전히 소유하게 되고 인터넷 접속비는 따로 지불하게 된다.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하이마크는 자사 고객과 종업원 중 최대 10만명 정도가 피플PC의 컴퓨터 패키지를 받아들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샌프란시스코 분석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 사업모델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피플PC가 2003년까지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점쳤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