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구 코인텍 사장 jkseo@kointech.co.kr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처럼 소프트웨어도 임대해서 쓰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기업정보화를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사업자(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의 서비스 이용을 비교하면 마치 회사용 차량을 사서 운용하는 것과 렌터카를 이용하는 관계와 같다. 이는 전산실을 직접 구축, 운영하는 경우에 비해 전산실 구축의 실패 위험과 우수 전산직 확보 및 유지의 어려움 등을 회피할 수 있는 등 초기 구축 및 유지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또 사업의 변화에 따른 시스템 교체, 성능 보완, 신기술 적용을 적시에 안정적으로 할 수 있고 정보화 업무를 아웃소싱함으로써 기업 본연의 핵심역량과 전략목표에 집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발달한 미국을 중심으로 ASP사업이 확장일로에 있다. 양키그룹과 데이터퀘스트에 의하면 각각 내년 ASP 시장규모는 64억달러, 2003년에는 227억달러에 달할 것이며 매년 2배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국내는 솔루션업체와 통신업체 등이 제휴와 협력을 통해 그룹웨어, ERP 등을 상품으로 서비스를 막 시작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ASP상품이나 서비스를 시작하였거나 준비중에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도 ASP사업의 확산이 인터넷 인프라산업 발전으로 연결되고 국가 전체 정보화를 촉발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한국이 아시아의 허브가 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여 적극적으로 ASP사업을 육성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LGEDS와 전자신문이 공동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대기업 계열을 제외한 1000억원 이상의 매출규모를 가진 680여 업체 중 73%가 ASP사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매출규모 및 성장률이 큰 우량 기업일수록 ASP 서비스 도입 의향을 강하게 보였고, 향후 5년간 누적 수요가 6500억원에 이른다. 제공받고 싶은 애플리케이션으로는 EC 솔루션, 그룹웨어, ERP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회사 중 5% 정도만 제대로 된 정보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므로 국내 ASP시장의 기대는 자못 크다. 하지만 기업을 ASP 고객으로 유치하기에는 정보의 유출에 대한 불안, 기업의 다양한 요구의 적확한 수용여부, 인터넷으로 연결된 시스템의 반응속도, 원가 절감 및 지속적인 서비스에 대한 의구심, 신뢰성 있고 안정적인 ASP 업체의 출현 시기 등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ASP사업자들은 현재의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상에서 서비스할 수 있어야 하고(internet enabled), 산업별로 특화된 시스템을 원하는 기업에 2, 3개월 내에 개통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무엇보다 서비스 이용자의 정보보호와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ASP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표준계약(SLA), ASP보험 등 화급한 문제들을 풀어나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 하겠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인터넷 인프라 확충, ASP 사업자에 대한 평가 및 인증제도 도입, SLA 제정기반의 이용자 보호 및 보상제도 도입, ASP 서비스 이용 기업에 대한 융자 및 세제 감면 혜택 등 제도적 장치를 준비함으로써 ASP와 아웃소싱을 선호하게 하는 풍토를 조성, 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객들은 기업내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려 하기보다는 전문가에게 맡겨 시스템 제반비용(TCO)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궁극적으로 향후 기업 활동의 주요한 이슈인 투명 경영에 대한 본질적 준비 차원의 아웃소싱 마인드가 필요하다. 더구나 향후 산업 환경이 전자상거래를 통하지 않고는 기업 활동의 대부분이 수행될 수 없다고 볼 때 ASP사업자와 협력하는 것을 기업경쟁력 확보라는 생존적 시각으로 조기에 검토해야 할 것이다.
머지 않아 소프트웨어를 사서 쓰던 시대가 있었노라고 반추하는 ASP 왕국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