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2>
『코스닥에 등록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 최 사장의 경우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
중화토지개발의 유 회장이 나의 사무실을 방문하고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코스닥 등록에 대해서 말했다.
『거래소 시장에 상장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느낌도 있습니다.』
『아니, 자네 기업은 코스닥에 제격이야. 거래소 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자격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지.』
『코스닥이 전망이 있을까요?』
『미국의 나스닥이야말로 한국의 코스닥과 같은 형태지.』
나스닥의 발전이 코스닥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일치한다고는 볼 수 없었다. 미국의 장외 시장은 비등록 주식을 취급하는 제2시장과 등록 주식을 장외거래하는 제3시장, 기관투자가간 직거래가 형성되고 있는 제4시장으로 되어 있었다. 이 중에서 가장 발전된 시장이 미국증권업협회(NASD)가 관할하는 나스닥이었다. 미국증권업협회는 1971년 2월에 전산망을 이용해 전국적으로 통합시키면서 발족했다. 미국 전역의 장외거래 딜러의 호가 전달시스탬으로 시작했으나 나중에는 매매체결시스템, 상장감시시스템이 추가되어 뉴욕증권거래소와 대등한 위치에 올랐다. 나스닥에는 5000여개의 기업들이 등록되어 있다. 뉴욕증권거래의 3000여개와 아멕스의 700여개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기업이 거래하고, 90년대 초반에는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을 앞질렀으나 최근에는 약세다.
『나스닥 성장은 곧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성장과 맥을 같이 했네. 한국의 코스닥도 한국의 실리콘밸리의 성장과 비례할 것으로 보네.』
『동감입니다만, 코스닥이 성장하려면 거품이 빠져야 합니다. 지금 그 거품이 최고조에 올라가 있는 상태인데, 바로 이런 시기에 코스닥에 등록을 한다는 것이 왠지 두렵습니다.』
『모험이란 항상 두려움이 수반되는 것이 아닌가. 미국에서 최초 주식을 공모하는 기업의 85%가 나스닥 시장을 선택한다고 하네. 그래서 매년 400개에서 900여개 기업이 새로 등록하고, 400개에서 700여개 기업의 등록이 취소된다고 하네. 한국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겠지. 그러나 미국 나스닥에는 뉴욕증권거래소의 상장 요건을 충족시킨 큰 회사들도 그대로 남아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인텔·오라클·델컴퓨터·야후·아마존·시스코·쓰리콤·엠씨아이 등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