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특약 = iBiztoday.com】 첫 자율학습 로봇 「노마드」의 지능은 몇 살쯤이나 될까. 과연 노마드는 의식이 있는 걸까.
노마드는 신비의 베일에 쌓인 인간 두뇌활동의 비밀을 캐내려는 과학기술진들의 합작품으로 한 노벨상 수상자의 이론을 토대로 인텔 등 실리콘밸리 중심의 컴퓨터 칩과 로봇기업 등이 관련 하드웨어를 지원해 태어난 자율학습 인공지능 로봇이다.
과연 첨단기술이 인간 두뇌의 신경조직을 닮은 로봇을 탄생시킬 수 있을까라는 영원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라졸라의 독립연구센터 신경과학연구소를 찾아 노마드의 삶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그는 정말 깜찍하다. 키 2피트의 노마드(NOMAD:Neurally Organized Mobile Adaptive Device)는 밝은 물체와 전기적 충격, 고음의 삑 소리를 좋아한다. 사람처럼 귀와 눈, 손, 두뇌가 있고 움직이기 위한 바퀴가 달려 있다.
노마드는 번쩍이는 점과 줄무늬의 박스로 가득찬 쿠션 벽면의 놀이터에서 산다.
그는 사람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영리해진다. 각각 특색 있는 블록 박스들을 껴안아야 할지 내버릴지를 경험으로 배운다. 블록에서 블록으로 재빨리 걸어 다니는 모습은 마치 과자 가게의 금속으로 만든 어린이 같다.
노마드는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과학적 프런티어의 한 분야를 탐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바로 우리 두뇌가 의식이라는 추상적 관념을 생성하는 생리적 방법에 대한 연구다.
노벨상 수상자인 제럴드 에델만 박사(70)는 자신의 신저서에서 인간 사고에 대해 『의식은 실체가 아니고 초단위의 순간으로 변하는 과정 또는 흐름』과 같다고 썼다. 그는 현재 라졸라에 있는 노마드의 출생지이자 독립연구센터인 신경과학연구소 소장이다.
노마드는 아무에게도 지시받지 않고 출생 때 특별한 성향을 갖도록 조립된, 컴퓨터 생성의 신경세포간 연결 네트워크만 갖고 생을 시작했다. 그는 컴퓨터에 의해 어디에도 쓰여있지 않는, 즉 미리 프로그램화되지 않은 블록과 순간적 일로 얻는 경험에서 스스로 배우고 익힌다.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을 발견하는 과정, 다시 말해 블록에 반복해서 노출되면서 강화된 정보처리과정이 그의 신경 회로를 마치 어린아기가 신경망을 구성하듯 만들어 간다.
노마드의 행위는 가장 단순한 의미로 조건 반복에 의한 학습이다.
노마드는 기존 전통적 의미의 로봇이 아니다. 바로 두뇌의 행위제어 방법을 연구하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진 자율적 존재다.
그는 신 분야인 기계 심리학의 산물이기도 하다. 로봇공학과 컴퓨터에 의한 신경조작기술을 합한 이 분야는 동물과 「애니마츠」라는 동물 모조품이 복잡하고 불확실한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할 수 있는 행태와 근본 구조를 밝혀내는 게 연구 목표다.
신경과 두뇌 화학, 두뇌 이미징 연구는 적지 않은 진전이 이뤄졌다. 하지만 인간의 개성을 구성하는 생각과 행동을 낳기 위해 두뇌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과학자들은 노마드 같은 모조 신경조작장치를 만드는 방법으로 두뇌 메커니즘이 인식, 기억과 창조적 사고 유발 등 두뇌의 고급 작용과 관련된 행위의 생성 원리를 궁극적으로 알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기술진인 짐 스눅 박사와 함께 노마드를 만든 신경과학자 제퍼리 키르히마 박사는 『우리 목적은 노마드를 두뇌이론 실험의 장으로 이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키르히마 박사는 또 『노마드의 두뇌 모델을 분석하면 결국 인간 두뇌 작용원리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유사 모의두뇌를 가지고 신경계 질환을 표본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