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등록<20>
내 말에 유 회장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는 화를 내려다가 참으면서 얼굴에 억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왜 작전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처음에 작전을 하겠다고 했을 때 자네는 거절했네. 그런데 내가 왜 작전을 하겠나. 다만 주가를 올리기 위해 신경을 쓰라는 것이지. 작전이라 함은 목표수치까지 올렸다가 빠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그래서 모든 피해를 개인투자자들에게 넘기는 것을 말하지. 그런 의미로 주가를 올리려는 것이 아니야.』
『말씀은 그렇게 하십니다만 오십보 백보 차이입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차이가 있지. 순수하게 키우고 싶다는 거야. 그것이 류 총재와 나의 뜻이지.』
나는 술잔을 비웠다. 옆에 있는 여자가 술을 따랐다. 유 회장이 나의 눈치를 슬금 보더니 말을 이었다.
『류 총재가 자네에게 사업을 줄 걸세. 중국에 있는 사업 말일세. 그것은 PSR를 높이기 위해서지. 우리가 아무리 주식을 연속으로 사들인다고 해도, PSR가 높지 않으면 개인투자자들이 사지 않기 때문이지.』
그가 말하는 PSR란 성장가능성의 비율을 말하는 것이었다. PSR(Price per Sales Ratio)는 주가매출액비율이라고도 하는데, 현재의 주가가 주당 매출액의 몇 배로 거래되는지를 의미하고 있다. 나스닥이나 자스닥에서는 이 PSR를 상당히 중요시하고 있다. 그런데 1000원하던 주가가 현재 31만원으로 올라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매출이 많아도 주가비율은 영점 이하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을 끌어올리려면 수조원의 매출실적을 올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대형 사업을 따내야 하는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지금 유 회장이 말하는 것은 중국의 대형 사업 수주를 줄 것이라는 말인데, 주가 비율을 떠나서 사업을 준다면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엄밀하게 따져 류 총재가 대형 사업 수주를 준다는 것은 그가 사들인 7%의 주식을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그것마저 작전이라고 하면서 결벽을 주장할 수는 없었다. 류 총재와 공생 관계를 유지하자는 것이 된다.
『자네 기업이 코스닥에 등록되었을 때 주주가 300여명 있었지. 육개월이 지난 지금은 얼마나 되나?』
『3000여명 됩니다.』
『그렇게 열 배로 불어난 소액 주주가 바로 자네 주식을 서른 배로 뛰어오르게 한 거야. 나하고 류 총재만이 한 일은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