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업계 스포츠 마케팅 열기

「홈런.」

지난달 29일 메이저리그(미 프로야구) 시즌 18승을 완봉으로 장식한 박찬호가 승리를 자축하는 홈런을 우측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국내 야구팬들에게 박찬호의 홈런은 거의 환희에 가까운 것. 그런데 그의 홈런타구가 그린 포물선 밑 담장에 시선을 사로잡는 선명한 브랜드 문구 하나, 「퀄컴」(Qualcomm)이 있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 원천기술 보유사인 퀄컴은 오는 2017년까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프로야구팀), 차저스(미식축구팀), 아즈텍스(주립대학 미식축구팀) 등이 사용할 홈구장인 「퀄컴 스타디움」의 호스트다. 퀄컴은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와 미식축구 프로팀 홈구장의 호스트로서 기업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있다.

국내 정보통신업계가 스포츠 마케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마케팅(Marketing through the Sports)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기업이미지를 제고시키려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포츠 마케팅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마케팅과 달리 「감동의 순간」을 파고들 수 있다는 장점으로 더욱 관심이 고조되는 추세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는 올해 최대의 스포츠 행사인 시드니 올림픽의 무선통신부문 월드와이드 파트너로서 대대적인 스포츠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올림픽 개막과 동시에 시드니 올림픽파크 내에 1400평 규모의 홍보관을 개관, 약 100만명의 관람객들을 유치해 삼성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데 주력했다.

삼성전자는 또 홍보관을 활용, 지난 5월 올림픽 공급모델로 출시한 「올림픽 폰」 2개 모델(SGH-2400, SCH-620)에 대한 판촉을 강화하는 등 유럽형 이동전화(GSM) 사용국가인 호주에서 CDMA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전자(대표 박종섭 http://www.hei.co.kr)도 스포츠지원팀 소속인 현대 걸리버스 농구단과 자회사인 현대 유니콘스 프로야구단의 선수 유니폼과 모자에 이동전화단말기 브랜드인 「걸리버」를 새겨넣고 있다. 이 회사의 김승수 걸리버스 홍보마케팅팀장은 『농구단에 의한 걸리버 브랜드 노출효과가 최소 12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없던 한별텔레콤(대표 신민구 http://www.hbtel.com)은 미 LPGA 프로골퍼인 김미현 선수를 후원함으로써 기업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한국통신프리텔도 김미현 선수의 모자 전면에 「n016」을 새겨넣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 마케팅이 단순한 제품광고와 판촉에만 활용하던 시대가 지났다』며 『스포츠 마케팅이 체험과 감동을 파는 수단이자, 스포츠 자체의 가치까지 높여주는 행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