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인휴대단말기(PDA)업체들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한때 인기 상한가를 누렸던 PDA가 「기술력 부족」이라는 내우와 「외국 컴퓨터업체의 대공세」라는 외환에 직면하면서 고사될 위기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PDA는 이동컴퓨팅의 총아로 각광받았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20여개 벤처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대기업도 이에 뒤질세라 이들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인터넷의 이용이 확대되면서 「PDA는 인터넷검색단말기로서 확고한 입지가 보장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부 PDA업체는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유치하고 수백명의 직원을 채용하는 등 벤처기업의 모습을 넘어 대기업의 위용(?)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이들 업체의 장외시장 거래 가격은 웬만한 코스닥등록기업도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서 PDA업체들은 이동통신서비스업체와 다각적인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사업전망은 정말 장밋빛이었다.
아울러 정보기술(IT)업계에서 이적료가 가장 비싼 분야가 PDA인력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이 분야의 인력스카우트 열전도 뜨거웠다.
그러나 이같은 열기와 기대는 하반기 들어 냉기와 실망으로 급격히 바뀌었다. 내부적으로 기술적인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현재 국내 3, 4개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체들이 기술력 미비로 양산자체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나마 양산을 서두르고 있는 업체도 제품안정화를 담보하기 어렵다.
더욱이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진척 상황은 앞으로 국내 PDA시장기반이 제대로 형성될 것인가 할 정도로 미흡하기 짝이 없다.
컴팩컴퓨터·휴렛패커드 등 외국 컴퓨터업계의 발빠른 움직임은 PDA업계에 위기감을 가중시킨 외부 요인이다.
해외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제품과 우수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이들 업체는 국내업체들이 채 발아하기도 전에 시장주도권 확보가 확실하다. 내년 상반기에도 양산여부가 불투명한 국내 업계로서는 위기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위기에 몰린 PDA업계가 최근 협의회구성을 마무리 짓고 애플리케이션 공동개발, 기술교류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 시행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컴퓨터산업부·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