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별정통신업계가 외국통신업체들의 인수합병(M&A)을 위한 구애작전에 휘말리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1년 통신시장개방이 불과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현재 MCI월드컴·C&W·글로벌원·플래그·글로벌크로싱·레벨스리 등 외국 통신서비스사업자, 케이블 및 인터넷백본망업체들이 국내 별정업체 인수를 위한 물밑작업에 나선 상태다.
이들 외국업체들은 국내 별정업체들이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영압박에 시달리며 자기 사업을 추스르기에도 힘든 상황임을 고려해 이들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국내 별정통신사업권 및 초기이용자 확보문제를 해소, 국내통신시장에 손쉽게 진입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자체 투자여력이 없어 인터넷전화 등 신규사업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업체를 헐값에 사들여 국제전화사업뿐만 아니라 불붙기 시작한 국내 차세대통신서비스시장에 대한 공략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덤도 노리고 있다.
현재 국내 별정통신시장에는 2∼3개의 급매물 업체가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들은 지금도 사업을 근근이 이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수익성에 막혀 사업전개 자체보다는 회사를 효과적으로 파는 데 보다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 서울국제전화가 타임앤컴퍼니와 프리즘커뮤니케이션스 연합군에 전격 인수되자 이를 부러워한 업체가 많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국통신업체들이 이와 같이 국내 별정통신시장에 관여함에 따라 구조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모 별정업체 관계자는 『외국통신업체가 그다지 큰 자금부담 없이 저가에 국내 업체를 인수한다면 그것에서 충분히 부가가치를 뽑아낼 것이며 이를 발판으로 삼아 또다른 별정통신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다른 별정통신업체 관계자는 『피인수업체가 될 대부분의 업체들이 사업성을 인정받지 못해 시장에서 밀려난 상태기 때문에 이를 인수하더라도 그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상반된 시각을 노출했다.
그러나 요즘 일고 있는 외국통신업체의 국내 별정업체 인수 및 결합 움직임은 회사대 회사의 합병의미보다는 업체난립과 지나친 출혈경쟁, 시기를 놓쳐버린 자율조정 등으로 막바지에 몰린 별정업계 특성상 전반의 구조조정문제와 결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