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토로라의 세계 휴대폰시장에 대한 축소 전망 영향으로 휴대폰업체들의 주가가 큰폭으로 떨어졌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11일 세계 휴대폰시장의 성장세가 당초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앞으로 2년간 수익 전망치를 낮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4억2500만∼4억5000만대로 예상했던 올해 세계 휴대폰시장 규모를 4억1000만∼4억2500만대로 수정하고 2001년 예상치도 6억∼6억5000만대에서 5억2500만∼5억7500만대로 줄였다.
이번 발표는 지난 10일 월가의 전망을 만족시키는 3·4분기 실적을 공개한 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라 관련 업계와 투자자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발표가 있은 후 모토로라의 주가는 19% 가까이 떨어졌으며 노키아, 에릭슨 등 주요 휴대폰업체들의 주가도 동반 추락했다. 세계 1위 휴대폰업체인 노키아의 뉴욕 증시 주가는 5% 하락했고 3위 업체인 에릭슨의 주가도 나스닥에서 10%가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모토로라의 전망치 축소는 10일 발표된 통신장비업체 루슨트테크놀로지스의 4·4분기 실적 악화 전망과 맞물려 지멘스, 알카텔, 필립스 등 중위권 업체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휴대폰 「빅3」 중 가장 먼저 3·4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을 발표한 모토로라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휴대폰업체들의 주가는 당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휴대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신규 수요가 줄고 있고 기대했던 인터넷 휴대폰의 수요 또한 당초 예상만큼 빠른 속도로 늘어나지 않고 있어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20일과 26일로 예정된 에릭슨과 노키아의 3·4분기 실적 발표가 향후 휴대폰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지난 7월 3·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던 노키아의 성적은 휴대폰업계 전체가 주시하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