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기업계 만리장성 공략

「중국 중계기 시장을 선점하라.」

거대 통신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진출하기 위한 국내 중계기 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국내 이동통신사업의 급격한 신장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중계기 기술수준은 최고수준에 도달해 있지만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매출확대가 곤란해지자 시장잠재력이 뛰어난 중국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링크·중앙시스템·윌텍정보통신 등 중계기 및 관련모듈 생산업체들은 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시장을 탈피,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선작업으로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중국에 지사를 설립하거나 현지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중국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이동통신표준규격(GSM) 방식의 중계기를 생산, 홍콩 등에 수출해온 넥스트링크(대표 최동식 http://www.nextlink.co.kr)는 최근 중국수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GSM중계기 국제인증을 획득했다. 이 회사는 GSM 방식제품 외에도 중국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CDMA 방식제품에 대해서도 내년 상반기중 국제인증을 획득, GSM과 CDMA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계획이다.

중앙시스템(대표 이재봉 http://www.jasteletech.com)은 지난 9월초 중국의 대당전신그룹과 중국내 중계기 사업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데 이어 이달초에는 대당그룹의 무선통신부문 자회사와 중계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 및 반제품 수출, 기술이전 등에 관한 구체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내달중에 CDMA 및 GSM 방식 중계기를 대당그룹에 제공, 중국현지 인증을 획득한 후 내년초부터 수출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중계기 및 기지국용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윌텍정보통신(대표 장부관 http://www.willtech.co.kr)은 올해 일본·호주·필리핀 등에 이어 최근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중국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비동기식 IMT2000 기지국의 주제어부인 BMU(BS Main Unit)를 자체 개발한 바 있는 윌텍정보통신은 내년 상반기중 이를 모듈화해 중국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성미전자(대표 유완영 http://www.sungmi.co.kr)가 지난 7월 상해에 상해성미전자통신유한공사를 설립, 중계기 수출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산텔레콤(대표 박병기 http://www.kisantel.co.kr)은 중국의 장비제조업체인 수신그룹 산하 북경우전설비창과 제품공급 및 현지 생산시설 마련에 관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94년 상반기 천진에 부품제조업체인 천진삼지전자유한공사를 설립했던 삼지전자(대표 이기남 http://www.samjielec.co.kr)도 중국 중계기 시장을 겨냥해 현지법인의 역할을 중계기 제조분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에 흥창·유양정보통신·한국텔레시스 등의 중계기 전문업체들도 IMT2000 장비시장이 열리는 2002년 이전까지 중국에서 최소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현지 지사설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시스템의 이재봉 사장은 『중국은 중계기 시장규모면에서 매력이 있어 국내 중계기 업체들의 상당수가 진출을 희망하고 있고 일부 업체들은 중국 통신사업자 대상의 장비입찰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해외 굴지의 장비제조업체들도 중국시장을 탐내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은 맹목적인 시장선점 경쟁을 지양하고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