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큰 폭의 신장세를 보여왔던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계가 최근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눈을 해외로 돌려 수출에 초점을 맞춘 내년도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업계는 스위치 및 라우터 등 일반 네트워크 장비보다는 해외 대형벤더들이 개발하지 못한 신개념 네트워크 장비나 국내에서 검증된 초고속인터넷 장비 등을 앞세우고 있어 수출 전망도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초고속가입자망 장비인 T랜을 선보이면서 기록적인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기가링크(대표 김철환)는 내년부터는 수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내년 매출 목표를 올해대비 100% 늘어난 2000억원으로 책정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을 해외 판매에서 거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상반기 대만에 합작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이달 25일 일본업체와 조인식을 체결, 일본 현지 합작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수출 주력시장으로 선정한 대만·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 T랜에 대한 반응이 좋아 목표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한아시스템(대표 신동주 http://www.hanasys.co.kr)은 지난달 일본의 NTN사와 광고데이터 수신장비 공급계약을 체결, 내년 일본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동주 사장은 『NTN사에 내년 2월까지 1만5000대분을 납품키로 했으며 이후에도 월 2만대 가량의 제품공급을 요구하고 있어 연 5000만달러 이상의 해외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내년 국내매출은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되 수출은 그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아시스템이 공급하는 장비는 이동통신망이나 종합정보통신망(ISDN)을 통해 광고 데이터를 수신, TV를 통해 방송할 수 있는 장비다.
미디어링크(대표 하정율 http://www.medialincs.com)는 아직까지 정확한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진 않았지만 대략 외형의 30% 정도를 수출에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중국의 고급 거주지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장비를 소량 공급,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중국 현지 업체와 네트워크 장비 대량 공급에 관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밖에 ADSL장비 업체들도 올해 국내에서 검증을 마친 후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개척에 나설 계획이어서 대만업체와의 가격경쟁력만 유지된다면 초고속 가입자망 장비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