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24) 벤처기업

코스닥 등록<34>

우리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잠깐 이야기를 하였다. 유 회장은 어젯밤에 데리고 잤던 여자에 대해서 말했다.

『이번에 4년하고 잤는데 전에 2년하고 자본 일은 종종 있었지만 4년을 방에 넣고 떼 씹을 한 것은 처음이지.』

한국말로 했지만 나는 류 총재가 들을까봐 민망했다. 류 총재는 무슨 이야기인지 모른 채 웃고 있었다.

『말 같이 모두에게 골고루 분배는 못하겠더군. 두 번 싸고는 케이오야. 그러니까 찔러주지 않은 년이 계속 투정을 하는 거야. 그러더니 한 년은 자위를 하는데.』

『예약된 CC는 어딥니까?』

나는 그의 말을 잘랐다. 말을 자른 나의 의중을 아는지 그는 히죽 웃더니 더이상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여기서 북방 백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안다이쪽으로 가면 안다이CC가 있지. 매우 넓고 숲이 울창한 곳인데 한 가지 특징은 산이 없다는 거야. 전부 평야인데 그 대신 숲이 우거져 있어, OB가 나면 언덕이나 산이 있는 필드보다 더 어렵게 만들지.』

『백킬로미터 정도면 가는 데 두 시간 정도 소요되겠네요.』

『아니, 류 총재께서 헬기를 대기시켜 놓았지. 자리를 옮겨 이 호텔 옥상으로 올라가면 돼.』

헬기라는 말에 류 총재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웃었다. 얼마 전에 일본에서 업체 사람들과 골프를 치기 위해 헬기를 타고 동경을 벗어난 일이 있었다. 동경의 교통은 서울 못지 않게 정체가 심해서 도시를 빠져나가는 데 한두 시간 걸렸다. 일부 기업체에서는 급한 수송은 헬기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대기업 사장 일부는 헬기로 출근을 하기도 하였다. 그룹사 회장이 전철을 타고 가는 것을 본 일이 있는 일본의 풍속도에 헬기수송은 새로운 모습이었다. 헬기수송이 중국에서도 필요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호텔 옥상으로 올라가자 그곳에 헬기 이착륙장이 되어 있었고 만토그룹 전용헬기 하나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 헬기는 주로 류 총재가 타고 다니는 전용기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VIP를 호송하는 교통수단으로도 사용하고 있었다. 류 총재를 알게 된 지 여러 해가 되었지만 헬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헬기는 여섯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중형이었다. 의자에 앉으면 소음을 막는 방음헤드를 주었다. 그것을 쓰고 귀를 가리면 마이크로 연결되어 서로간 대화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