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기기 수출 내수 희비 엇갈려

「수출팀 희색만면, 내수팀 울상.」

이동통신기기 수출, 내수 담당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신장한 반면, 내수는 최악의 수요침체현상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수출 담당자들은 표정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내수팀은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있다』며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은 지난 8월 말까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단말기 18억9000만달러, CDMA시스템 1억1400만달러를 수출해 전년대비 각각 59.2%, 53.6%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유럽형 이동전화(GSM)단말기 수출액도 21억8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96.5%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상태면 올해 CDMA 43억8000만달러, GSM 41억7000만달러 등 85억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와 현대전자가 중국, 인도, 러시아 등지에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CDMA 무선가입자망(WLL) 수출액도 1∼3년내에 2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CDMA 장비시장 개방을 공언함에 따라 국산 이동통신기기 수출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그러나 내수시장은 지난 6월에 불어닥친 단말기 보조금 폐지, SK텔레콤 점유율 강제조정의 여파로 시름하고 있다. 실제 지난 3·4분기 이동전화단말기 국내판매량은 총 170만8000여대로 지난 2월 한 달간 판매실적인 173만7000여대보다 적었다.

지난 6월에는 판매실적이 38만9000여대에 불과한 나머지 내수 담당자들을 더욱 궁지로 내몰았다. 특히 현대전자는 6월에만 1만대를 밑도는 판매실적으로 시장점유율 2%라는 악몽같은 현실을 겪기도 했다.

시장전망도 불안하기만 하다. 이미 연초부터 이동전화 가입자 포화의 조짐이 엿보인데다 단말기 판매가격 상승요인이 많아 「수요빅뱅」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2세대 단말기의 성공시대를 뒤로 하고 2.5 및 3세대로 전환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수요가 안정적이지 못한 반면, 수출시장은 2세대 단말기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여서 서로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