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39>
마지막 홀을 남겨두고 캐디가 메모하는 스코어 카드를 보니 류 총재의 성적이 가장 우수했다. 그는 마지막 홀만 파로 마무리하면 72타가 된다. 거의 프로나 다름없는 성적이었다. 유 회장은 숲 속에서 계집과 노닐어서 그런지 90타를 넘기고 있었다. 나와 거의 비슷한 스코어였다. 그런데 류 총재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첫 번째 쳐낸 티샷이 OB가 났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그냥 벌타로 2점을 먹는 것이 수월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쳐내서 앞으로 전진한 코스로 끌어냈다. 그리고 4파 홀에 3 온그린 시켰다. 홀컵과 상당한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눈을 감고 잠깐 명상에 잠기더니 퍼팅했다. 20미터 떨어져 있는 홀컵에 공을 넣었다. 땡그랑 하고 소리가 들리자 그는 미소를 지었고, 지켜보던 우리는 박수를 쳤다.
『류 총재는 프로로 입단해도 좋겠습니다.』
유 회장이 아부하는 어투로 말했다.
『행운이지요. 이것은 행운입니다. OB가 났을 때 쉽게 빠져나온 것도 행운이고, 20미터 앞의 홀컵에 넣은 것도 행운입니다. 나에게 있어 20미터 앞의 홀컵에 들어가는 확률은 10퍼센트 정도였습니다. 열번 넣으면 한번 성공하였지요. 그런데 지금 그 열번 중 한 번에 해당했던 것입니다.』
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행운은 항상 최선을 다한 결과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상태로 행운을 기다리는 것은 무모하지요. 사업은 일종의 오케스트라와 같은 성격을 지니기도 합니다. 특히 주식은 그렇지요. 주가를 올리는 것은 투자자들이지만, 과연 투자자들이 무조건 주식을 사지는 않지요. 한국에서 한때 묻지마 투자 붐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한시적인 현상일 뿐입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도록 하려면 그만한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 뒷받침이 종가관리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그것을 매출신장이라고 생각합니다. PSR 지표를 향상시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충분히 홍보해야 할 것입니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뛰었던 아마존이나 야후 주식이 최근에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바로 PSR 지표의 하락 때문입니다. 불어난 주가의 가치에 비해 매출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영준소프트웨어를 황제주로 만들려면 바로 그 PSR의 중요성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우리에게 행운이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