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30) 벤처기업

벤처 캐피털<1>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였다. 그것은 전체적인 경제침체와 유가상승에 원인이 있었고, 코스닥에 대한 거품이 빠지면서 일어나는 침체현상이었다. 거의 모든 주가가 연일 하락하여 지수가 떨어지는 것에 비하면 그런 대로 유지하는 것만도 특별한 경우였다. 황제주를 만들기에는 자동화 산업이 대중적인 것이 되지 못했다. 물론 세칭 황제주라고 말하는 것은 거의 기관투자가들이 만들고 일반투자자들이 호응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류 총재나 러시아의 알렉세이비치도 한계가 있었다. 계속 오르기만 하던 주가가 상승을 멈추었다. 나는 증권담당부장 권영호를 불렀다.

『우리 주식이 작은 폭으로 오르내리면서 거의 유지하는 수준인데, 이것이 한계일까요?』

나의 질문에 그는 메모한 것을 들여다보면서 설명했다.

『현재 전체적인 추세입니다. 아무리 류 총재나 알렉세이비치를 비롯한 세력이 주가를 사들인다 하여도 일반투자자들의 힘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불안을 갖고 비싼 주식을 사지 않거나, 가지고 있는 것을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심리는 우리 회사가 생각보다 너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과, 이렇게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어떤 작전세력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작전세력으로 주가를 올릴 경우 어느 시점에는 반드시 팔고 빠지기 때문입니다. 팔고 빠지는 그 시기를 알 수 없으니까 지금부터 소량씩 내놓는 것입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는 하락할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하락이 필연적인 것이라면 내가 그동안 생각하고 있던 창투사(창업투자회사)를 실행하도록 합시다.』

『주식 일부를 팔아 벤처캐피털을 만드는 일 말씀입니까?』

『그렇소. 어차피 예정된 순서가 아니겠소?』

『물론, 준비는 해놓고 있습니다. 규모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십니까?』

『전에도 말했지만, 현재 우리 수준으로는 1천억원 정도는 풀 수 있지 않겠소?』

『가능합니다. 그 정도의 주식을 팔면 주가가 하락할 것입니다.』

『현재 상태로 하락은 어쩔 수 없다면서요?』

『하락이 커지지요.』

『그렇지만, 우리가 주식 일부를 매각하지 않고는 자금을 만들 수 없잖소. 달리 방법이 있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