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은 살아있다>2회-인터넷 유통과 경매

인터넷 비즈니스는 크게 웹사이트에서 책, CD, 컴퓨터 등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업과 해외여행·금융상품 등을 판매하는 서비스 사업, 뉴스와 오락정보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미디어 사업으로 나뉜다.

인터넷 유통업의 성공모델로는 흔히 아마존(http://www.amazon.com)을 꼽는다. 지난 95년 설립된 아마존은 인터넷에서 책을 판매하면서 확보한 2000여만명의 충성스런 고객들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CD에 이어 장난감, 컴퓨터, 자동차, 의류, 건강·미용 제품까지 포함하는 온라인 매장을 개설해 세계 최대의 사이버 백화점으로 떠올랐다.

수익측면에서는 온라인 경매회사인 e베이(http://www.ebay.com)를 따를 곳이 없다. 최근 인터넷 거품이 걷히면서 파산하는 사이버 유통회사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e베이는 지난 95년 설립 첫해부터 흑자를 낸 후 한번도 거르지 않고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부러움을 사고 있다.

새너제이머큐리신문(http://www.mercurycenter.com)은 e베이의 사업모델이 개인 대 개인(P2P)간 거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저렴한 가격 외에는 내세울 것이 없는 대부분의 인터넷 쇼핑몰과 분명하게 구별된다고 지적했다.

P2P 모델이란 이론적으로 전세계 수억명의 네티즌들이 누구나 e베이 웹사이트에서 역시 전세계 수억명의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물건을 직접 경매에 부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매가 이루어지면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e베이는 전통적으로 값비싼 명품을 주로 판매했던 소더비와 크리스티 등 오프라인 경매회사들과의 경쟁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회사 고메스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e베이는 지난해 30억달러에서 올해 64억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P2P 온라인 경매분야에서 8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 뒤를 이어 아마존과 야후(http://www.yahoo.com) 등 포털회사 및 할인점인 JC페이(http://www.jcpenney.com)와 제휴한 페어마켓(http://www.fairmarket.com) 그룹이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 여러 면에서 e베이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평가다. 올해 1·4분기 매출액만도 e베이가 15억달러를 기록한 데 비해 아마존과 야후가 각각 3400만달러, 1300만달러에 그쳤다.

한편 아마존의 성공에 고무돼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던 인터넷 쇼핑몰 업계는 최근 인터넷 투자가 거의 끊긴데다 극심한 가격경쟁까지 겹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초의 인터넷 백화점으로 한때 명성을 떨쳤던 밸류아메리카(http://www.valueamerica.com)에 이어 인터넷에 완구제국 건설을 꿈꿨던 토이스마트(http://www.toysmart.com)가 최근 잇따라 문을 닫았고 또 수익모델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프라이스라인(http://www.priceline.com)까지 식료품과 가솔린 등의 매장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분위기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사업계획서만 있으면 투자자금은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었다. 또 순수한 닷컴 외에도 GAP과 월마트 등 기존의 의류 및 소매유통 체인회사들도 속속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이른바 온오프라인 비즈니스를 결합한 「클릭앤드모타르」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된 것이다.

그러면 인터넷 비즈니스 시계는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새너제이머큐리신문은 이 질문에 대해 「거시적인 안목으로 숲(인터넷 비즈니스) 전체를 바라보면 상황은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주장한다.

우선 인터넷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네티즌들의 수가 계속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온라인 시장규모도 이에 비례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시장 규모는 지난해 330억달러에서 올해 610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또 제이디파워스앤드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미국 네티즌들이 자동차를 구입할 때 인터넷의 도움을 받는 비율도 98년 25%에서 지난해 40%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 말 그 비중이 60%까지 수직상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신문은 이러한 상황에서 온라인 유통업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결론내렸다. 최근 닷컴업계에 몰아치고 있는 불황도 일시적인 구조조정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