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자 빅4사 순익 급증-반도체에 편향된 호전

도시바, 히타치, NEC, 후지쯔 등 일본을 대표하는 반도체·컴퓨터 생산 4사가 3·4분기 연결 결산에서 큰 폭의 이익을 기록했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31일 일제히 발표된 이들 4사의 2000년 3·4분기 연결결산 결과 휴대폰 단말기 및 PC의 수요 증가와 반도체 부문의 실적 호조로 도시바와 NEC가 흑자로 전환됐고 히타치제작소가 전기대비 18배, 후지쯔는 7배나 늘어난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이들 전자 4사의 올해 연간 결산에서도 도시바가 사상 최고의 수익을 기록하고 나머지 3사 역시 전년대비 7∼9배나 늘어난 이익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4분기의 연결 매출은 후지쯔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 증가해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다른 3사는 5∼9%의 신장률을 보였다.

이들 4사의 이익 확대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자 디바이스 부문」의 호조 때문으로 분석됐다. 히타치의 전자 디바이스 부문 영업손익은 전년동기 1억엔의 적자에서 756억엔의 흑자로 전환됐으며 도시바는 656억엔의 적자에서 무려 805억엔의 흑자로 반전되는 등 수익 개선의 대부분이 반도체에 의존됐다.

반도체 사업 호조는 지금까지 성장을 견인해온 D램 부문 외에 플래시메모리, 개별 반도체 등의 시장 확대와 휴대폰 단말기, 디지털카메라 시장 급팽창에 따른 수요 증가가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컴퓨터 부문에서는 대부분 저조한 실적을 올렸다. 히타치는 이 분야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8% 감소한 45억엔을 기록했으며 후지쯔도 해외사업의 부진으로 소프트웨어(SW) 서비스부문의 영업이익이 14% 감소했다. 또 도시바는 비제조업용 시스템 판매가 부진해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그러나 NEC의 경우 원가절감 노력이 실효를 거두면서 4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자 4사의 실적 개선 발표에도 불구, 관련 주식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후지쯔의 31일 도쿄증시 주가는 연초 대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와 PC사업의 불균형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각사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SW 서비스사업」 「해외 시스템사업」 등 IT산업의 투자는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후지쯔는 SW사업 분야에서 통신, 업체, 물류 등 광범위한 업종의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있으나 수주는 극히 부진하다. 이 회사의 올해 SW 서비스사업 매출은 전년대비 12.9% 감소할 전망이다.

NEC는 컴퓨터 부문의 올해 매출이 99년 대비 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히타치 역시 북미시장에서의 대형 범용기기 사업을 큰 폭으로 축소시킨 데 따른 하드웨어 매출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도시바는 세계적인 PC 가격저하로 인해 자사 PC 출하대수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해외시장에서의 신장세가 11%로 둔화될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각사의 IT 및 차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관련 투자 등이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는 내년이 될 것』이라며 『이익 창출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