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예비주자들「삼각관계?」

삼각관계는 아무래도 껄끄러운 모양이다.

비동기방식으로 IMT2000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3개 사업자의 삼각관계가 위태로운 곡예를 시작했다. 「배반」 「긴밀한 관계」 등 합종연횡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통신·SK IMT·LG글로콤 등 3개 사업자는 한 개 사업자를 외톨이로 만들거나 때로는 협조를 유지하는 등 IMT2000사업자 심사를 앞두고 뒤집기를 거듭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이 주도하는 한국IMT2000이 선택한 동기식은 아예 뒷전이다. 오로지 비동기식사업권 획득만이 최선이라며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초반 삼각관계 판도에서는 한국통신과 LG글로콤이 상당히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과 LG글로콤은 사업계획서 제출을 앞두고 공동망 구축이라는 카드를 두고 만리장성을 쌓았다.

이들은 대외에 친분과시라도 하듯 30일 LG글로콤·한국통신이 나란히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외톨이가 된 SK IMT는 『공동망 구축은 사업권 선정이 됐을 경우 사업자간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카드』라며 『SK도 사업권을 따면 다른 비동기사업자와 공동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삼각관계의 압권은 단연 신경전. 선수는 LG글로콤이 잡았다. LG글로콤이 지난 1일 재팬텔레콤과 글로벌 로밍·마케팅·공동연구개발 등을 총망라하는 포괄적 제휴를 맺으면서 신경전이 시작됐다. 사업계획서 제출 이틀 만에 해외업체와 글로벌로밍·공동마케팅이라는 회심의 카드를 뽑아들며 독자 생존의 길을 찾았다.

선제공격을 빼앗긴 SK·한국통신은 국민주 모집이라는 카드를 들고 LG를 압박했다.

매파격인 정보통신부가 한국IMT2000의 100만명 국민주 모집에 대해 『일반 국민주 형태의 참여도 컨소시엄으로 볼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리자 한국통신이 IMT2000 컨소시엄에 전체 지분 5%에 해당하는 500만주를 배정하겠다며 치고 나왔다. 이에 질세라 SK텔레콤도 오는 2004년까지 모두 720만주의 국민주를 발행하겠다며 맞받았다.

국민주 모집에 대해 선수를 빼앗긴 LG글로콤은 국민주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상대방을 시기하는 루머도 많다. 하나로통신의 등장에 대해 『LG그룹이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며 『LG그룹의 이중대다』 『비동기식·동기식 두 가지를 다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등장했다. 삼각관계에서 등장할 만한 풍문들이다.

사업권 선정까지는 한 달 반 남짓 남았다. 이들은 서로 친분관계를 과시하거나 때로는 배신하는 이율배반의 계절을 살게 될 것이 틀림없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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