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은 살아있다>3회-서비스산업

인터넷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서비스산업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90년대 중반 여행사 등 관광업계에서 불붙기 시작한 인터넷 서비스 산업은 병원과 약국 등 의료계, 은행 등 금융권을 거쳐 최근에는 미용 및 도박산업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가장 먼저 시작된 여행분야 인터넷 비즈니스는 벌써 도입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도약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포레스터리서치(http://www.forrester.com)에 따르면 내년 미국의 온라인 여행시장의 규모만도 94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높은 성장률이다. 지난 96년 트래블로시티(http://www.travelocity)가 설립되면서 본격화한 미국 온라인 여행시장 규모는 그 후 매년 100%가 넘는 고속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온라인 여행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선발주자인 트래블로시티 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하고 있는 엑스피디어

(http://www.expedia.com), 프라이스라인(http://www.priceline.com)이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항공회사들이 투자한 오비츠와 하트와이어 등 대형업체들이 속속 온라인 여행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에 밀려 「마이너리그」를 형성하고 있는 라스트미니트트래블(http://www.lastminutetravel.com), 플라이칩(http://www.flycheap.com), 유로버케이션(http://www.eurovacations.com) 등 중소형 온라인 여행사들은 각각 예약이 갑자기 취소된 항공권 판매와 유럽 배낭여행 등 틈새시장 개척을 통한 생존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최근 의료계에도 옮겨붙고 있다. 미국인들이 지난해 온라인 약국에서 구입한 처방약도 1억58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전체 처방약 판매액 1006억달러와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0.2%) 수준이지만 세너제이 머큐리 신문(http://www.mercury.com)은 「그만큼 온라인 처방약 시장의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포레스터가 최근 미국 3000여명의 인터넷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약 5%가 인터넷을 통해 의약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으며 이들 중에 70%가 구매결과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본격적인 도입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온라인 처방약 판매분야에서는 다국적 제약회사인 머크가 인터넷 사업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머크-매드코(http://www.merckmedco.com)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드러그스토어(http://www.drugstore.com)와 CVS(http://www.cvs.com) 등이 도전하고 있다.

온라인 약국의 장점으로는 무엇보다도 약품의 자세한 효능은 물론 건강과 관련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드러그스토어는 건강보험업체 시그나와 웰포인트 헬스 네트웍스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외에 온라인 미용회사인 뷰티(http://www.beauty.com)를 인수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터넷의 가공할 만한 위력을 보여주는 분야로 온라인 도박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온라인 도박은 불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이러한 법률조항은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다.

상대적으로 단속이 느슨한 카리브해 연안과 오스트레일리아·아시아·유럽 등에 개설된 온라인 도박 사이트가 850여 개로 추산되는데 이들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 회사인 크리스천 캐피털 어드바이저스는 미국 네티즌들이 지난해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갖다바친 돈만도 16억달러에 달하며 오는 2002년 그 비용이 무려 3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머큐리 신문은 이러한 상황에서 「아직도 인터넷 도박을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절대로 돈을 걸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