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콜 대 싸이언, 가열되는 이동전화단말기 브랜드 전쟁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애니콜(Anycall)!』(삼성전자)

『사이버(Cyber)+온(On)=싸이언(CYON), 사이버 세상을 연다.』(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동전화단말기 브랜드 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애니콜 신화」에 도전장을 내민 LG전자의 발걸음이 한층 바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의 약 70%(삼성 46%)를 점유, 두 회사의 브랜드 경쟁이 전체시장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귀착되는 경향이다.

◇싸이언, 인터넷 디바이스의 새로운 강자 = LG전자는 『콜(음성통화)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제 무선 인터넷 디바이스의 시대다』라며 「싸이언」 이미지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의 애니콜이 구축한 아날로그형 브랜드 이미지가 더이상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LG전자는 8줄의 문자메시지 확인이 가능한 「i북」 단말기를 내세워 「애니콜 추월하기」에 나섰다. i북은 국내에 출시된 이동전화단말기 중에서 가장 큰 화면표시창을 구비, 무선 인터넷 디바이스로서 이미지를 높이는 추세다.

지난 4일 저녁 8시에 첫 방영된 MBC TV의 새 주말드라마인 「엄마야 누나야」에는 LG전자의 싸이언 이미지 제고전략이 빛을 발했다. 즉 언어장애자로 나오는 황수정이 i북의 문자기능을 이용해 의사소통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소개된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i북뿐만 아니라 싸이버 폴더 단말기까지 등장, 「넓은 창을 가진 인터넷 디바이스」로서의 LG 싸이언 단말기 이미지가 잘 부각되고 있다. 이밖에도 LG전자는 MBC 「아줌마」와 「온달왕자들」, SBS 「자꾸만 보고싶네」, KBS 2TV 「축제(방영예정)」 등의 드라마에서 자사의 싸이언 단말기를 등장시키는 PPL(Product Placement)을 전개하고 있다.

◇애니콜, 난공불락의 요새 = 삼성전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계의 선두주자다. 특히 애니콜은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가입자의 둘 중 하나가 사용할 정도로 앞서 있다.

사이버 브랜드 증권시장인 브랜드스톡(http://www.brandstock.co.kr)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애니콜의 브랜드가치는 약 702억원으로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중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실제 애니콜은 지난 95년 이후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서 모토로라 「스타택」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국산 단말기 경쟁력 향상의 밑거름이 됐다.

삼성전자측은 최근 LG전자의 싸이언 브랜드에 대한 무선 인터넷 이미지 강화전략은 『2위 사업자로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고육지책』이라며 『견고한 리딩 브랜드인 애니콜을 뛰어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삼성전자측은 『2.5세대 이동전화(IS95C)단말기를 처음 상용 판매하는 등 기술력까지 애니콜이 앞서 있으며 이미 세계적인 브랜드로 올라섰다』고 자부하고 있다. 또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ME(Mobile Explorer), 애니웹 등의 무선 인터넷 브라우저를 채택한 단말기 개발기술도 선진 수준에 이른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아직 LG전자 i북에 견줄 창(LCD) 넓은 인터넷 전용 단말기를 선보이지 않은 상태여서 내수용 인터넷 단말기 출시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또 LG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준 인터넷 단말기 분야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