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보시스템 아웃소싱 딜레마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말 아웃소싱을 도입해야 하는 겁니까.』

최근 열린 한 공공부문 아웃소싱 관련 간담회에서는 정보시스템 아웃소싱 도입의 효과와 문제점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들이 쏟아졌다.

한 공공기관의 정보화담당관인 S과장은 『조직내부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비핵심적인 업무를 외부에 위탁하는 것이 아웃소싱의 기본개념인데 이미 정보시스템은 조직내부의 가장 중요한 핵심역량으로 인정되고 있지 않느냐』며 정보시스템 아웃소싱이 안고 있는 딜레마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정보시스템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일은 청소나 경비처럼 단순하지도 않을 뿐더러 조직 전체업무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작업인데 내부인력보다 외부인이 더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누가 감히 보장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정보화담당관도 『국내에서는 아웃소싱을 인력감축이나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개별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일 잣대로만 모든 공기업에 아웃소싱을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간업체의 아웃소싱 담당자는 『이제는 정보시스템 업무를 누가 수행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연 내부역량만으로 정보기술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따라서 공기업들도 정확한 목표의식를 갖고 아웃소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담당자는 『전산실에서 아웃소싱 담당자라는 명함을 꺼내면 마치 「저승사자」를 보는 듯이 주위 분위기가 냉랭해지는 것이 현실이지만 실제로 아웃소싱은 전산인들에게 새로운 업무를 익힐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열띤 논의가 오가는 과정에서도 전산담당자와 아웃소싱 전문가들 모두는 『아웃소싱은 더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데 공감하며 『이제 남은 문제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아웃소싱을 보다 효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방식과 구체적인 절차를 수립하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