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빼놓고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렵다.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최대 쇼핑몰인 아마존(http://www.amazon.com)과 기업체를 대상으로 식·음료에서 석유와 전기 등 에너지, 광통신 제품까지 판매하는 B2B 사이트 버티컬넷(http://www.verticalnet.com)이 각각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바로 우수한 콘텐츠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신문 및 방송사들이 최근 2∼3년 동안 추진해온 인터넷 사업에서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다. 기사와 방송내용을 단순히 웹에 올려놓은 것으로 시작된 인터넷 사업이 이제 이들 업체의 미디어 사업모델까지 바꿔놓을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부류로는 인터넷에서만 운영하는 독립된 콘텐츠 회사들을 들 수 있다. C넷(http://www.cnet.com)·ZD넷(http://www.zdnet.com) 등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서부터 냅스터(http://www.napster.com)·팝(http://www.pop.com)·아톰필름(http://www.atomfilms.com) 등 음악과 영화를 감상하는 연예·오락 사이트, i빌리지(http://www.ivillage.com)·위민(http://www.women.com) 등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 중에 지난 95년 설립된 C넷은 인터넷 뉴스를 전하는 미디어로, 특히 첨단 기술정보에 목마른 20∼30대 엔지니어를 비롯해 월스트리트의 분석가 등 전문직종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아톰필름과 위민 등의 사이트들도 모두 1∼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영화 마니아 및 여성들이 가장 자주 찾는 웹사이트로 확고한 자리를 잡아, 새로운 미디어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 콘텐츠 사이트는 지금까지 콘텐츠를 공짜로 제공하는 대신 주로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전략을 펴 왔는데 최근 닷컴 거품이 빠지면서 가장 큰 피해자로 전락했다. 투자자들이 『더 이상 광고에만 의존하는 것은 수익모델이 될 수 없다』며 추가 투자를 외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사이버 할리우드」라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웠던 인터넷 영화 사이트 슈도(http://www.pseudo.com)를 비롯한 유망한 콘텐츠 회사들까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또 네티즌들에게 돈을 받고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로는 월스트리트저널
(http://www.wsj.com)과 성인용 잡지 사이트 플레이보이(http://www.playboy.com)가 대표적인데 이들 회사도 현재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콘텐츠 업계는 최근 「살아남기 위한」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그러나 『콘텐츠 회사들도 지금의 고비만 넘기면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고 새너제이머큐리신문(http://www.mercurycenter.com)은 지적한다.
신문은 인터넷 콘텐츠에 있어서도 돈을 내고 보는 유료 콘텐츠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앤더슨컨설팅이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05년 돈을 주고 전자책을 구독하는 인구만도 2800만명에 달하는 데다가 같은 기간동안 양방향 디지털 TV를 시청하는 인구가 3100만명, 디지털 음악 파일을 듣는 유료회원도 37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인터넷 광고시장이다. 최근 미국의 시장조사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인터넷광고협회(http://www.iab.net)와 공동으로 3000여개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지난해 광고 수입을 조사한 결과 미국의 인터넷 광고시장 규모는 총 44억달러에 달해 지난 98년(19억달러)에 비해 무려 23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는 최근 닷컴 거품이 걷히면서 온라인 광고시장 경기가 예전 같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연평균 100% 이상 초고속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새너제이머큐리신문은 결론적으로 『미국 신문 역사상 최고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USA투데이도 지금과 같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될 때까지 10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했다』며 『설립된 지 2∼3년밖에 안 되는 인터넷 콘텐츠 회사들에 수익을 낼 것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