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자업체들, 생산 설비 앞당겨 감가상각

일본 전자업계에서 2차전지 등 전자부품의 생산설비를 앞당겨 상각(償却)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은 샤프가 내년 3월 마감하는 2000회계연도 액정 생산장치의 감가상각액을 당초 예정보다 100억엔 증액키로 했으며 교세라가 고밀도집적회로(LSI) 봉지재료 등의 설비 상각액을 늘리기로 했다. 또 산요전기가 상각액의 증액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TDK 등 일부 업체는 감가상각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주요 전자업체들이 앞당겨 상각에 나서는 것은 올해 전자부품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당초 예상 이상의 상각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 최근 몇년 집중된 설비투자의 상각 기간 종료 전에 제품 가격 붕괴로 수익이 급격히 악화될 것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으로 분석된다. 또 결국 비용 부담으로 되돌아오는 감가상각 문제를 미리 해결해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는 전자부품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담겨져 있다.

샤프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를 생산하는 미에현 제1, 2공장의 기계장치에 대한 감가상각액을 당초 230억엔에서 세무법상 비과세 처리할 수 있는 상한액인 330억엔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 회사는 미에현의 2개 공장이 본격적인 투자회수 시기에 들어섰기 때문에 실적이 좋은 시기에 상각액을 증액, 비용 부담을 앞당겨 해결하기로 했다.

샤프는 미에 제2공장을 올 8월 가동했으며 액정의 공급 부족으로 현재 풀가동중이다. 이 회사의 올 액정 매출액은 전년비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세라는 당초 그룹 전체로 570억엔으로 예정한 금년도 감가상각액을 반도체 등 전자부품의 생산설비를 중심으로 700억엔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산요전기도 현재 1045억엔(전년비 9% 증가)으로 책정한 올 상각액을 2차전지와 반도체 생산설비를 중심으로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 회사는 2차전지와 반도체에 대한 설비투자비를 전년의 거의 2배인 1700억엔으로 확대해 상각 부담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이밖에 TDK는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상각 기간을 맞추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 우선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용 자기헤드 생산설비의 상각 기간을 지금의 5∼7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