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미국 대권의 향방이 갈수록 모호해지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 http://www.microsoft.com)가 조지 부시, 앨 고어 두 후보 못지않게 재검표 결과를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
올해 정부의 반독점 소송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MS는 이번 대선 결과가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MS는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내심 공화당의 부시가 당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부시가 MS 사안에 대해 『정부의 개입에 의한 시장 규제는 옳지 않다』고 누누이 밝혀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현 행정부의 정책을 유지할 고어보다는 부시의 당선이 MS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시가 당선되면 기업 분할이라는 「초강수」보다는 적정선에서 타협을 통해 반독점 소송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런 상황에서 MS는 본사가 위치한 워싱턴주의 상원의원 선거 결과도 주시하고 있다. 「MS의 상원의원」으로 불릴 만큼 「친 MS」 성향인 슬레이드 고튼(공화당) 현 상원의원이 민주당 후보와 격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 후보인 마리아 캔트웰이 MS와 스트리밍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리얼네트웍스의 간부 출신이기 때문에 MS는 고튼의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다. 현재 워싱턴 상원의원 선거는 표차가 너무 적어 부재자 투표의
개표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대선에서 고어의 집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속마음과는 달리 공화당과 민주당에 각각 55%와 45%씩 고르게 선거자금을 지원했던 MS가 새로운 대통령과 상원의원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게 될지 아니면 억지웃음을 지으며 맞이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