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및 업계 파워엘리트 대대적인 지각변동

올 연말 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업계에 대대적인 파워엘리트 물갈이 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따른 분위기 조성과 현 경제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연말 개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어 이와 맞물릴 경우 정보통신 분야의 전면적 인사 쇄신도 점쳐지고 있다.

△어떤 자리가 비나

현재 정통부 산하기관장 가운데 올 연말까지 사실상 임기가 만료되는 인사는 이계철 한국통신 사장, 박성득 한국전산원장, 정선종 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등이다.

차관급 자리로 정통부 주변의 이른바 빅3로 불리는 KT 사장·전산원장·ETRI 원장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다. 또 1급 자리인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강상훈)도 임기가 연말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굵직한 자리가 한꺼번에 비게 되는 것은 이들이 대부분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보임됐기 때문에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임기가 끝나게 된 것이다.

업계의 경우 내년 초 출범하는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법인의 대표자리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나로컨소시엄은 신윤식 사장 이외의 대안이 없는 것으로 꼽히지만 한국통신IMT·LG글로콤은 유동적이라는 분석이다.

한통IMT는 본체인 한국통신 이계철 사장이 이미 사퇴 의사를 표명한 상태여서 신임 사장이 선임된 후 대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통신은 이외에도 일부 자회사들의 임기도 연말에 만료돼 대대적인 수뇌부 인사이동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LG글로콤 역시 박운서 부회장 아래 대표이사 사장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룹 내 정보통신 전문가가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인사 향배가 주목된다.

△후임자 누가 거론되나

정통부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후임 인사 하마평이 무성하지만 누구도 방향을 쉽게 점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자리는 정통부 차관 혹은 1급 자리를 거친 현역이 퇴임 후 옮기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르기 때문이다.

안병엽 장관을 비롯해 김동선 차관, 김창곤 기획관리실장, 변재일 정보화기획실장 등 최고 수뇌부 대부분이 현직에 보임된 지 1년이 채 못된다.

게다가 만약 개각이 단행될 경우 유력 후보로 꼽히는 김 차관을 비롯 박 원장, 정 원장 등도 모두 입각 물망에 오를 수 있는 잠재적 후보군이라는 점에서 일부 인사들의 자리바꿈도 예상된다.

예컨데 정 원장이 한통 사장으로 옮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그 같은 맥락이다.

일부에서는 정권적 차원에서 임명하는 한국통신 사장은 의외의 인물이 선임될 가능성도 있고 개각과 연계해 여당의 과기정통위원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여당에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한 김효석 의원, 국감 스타이자 정보통신정책통이면서 재선으로 차세대 이미지가 강한 김영환 의원 등이 버티고 있다. 이들의 입각 가능성을 내다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한통IMT 대표는 본체 사장의 의지가 관건이긴 하지만 기존 한국통신 전무급에서 송영한 마케팅본부장, 김홍구 경기본부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며 IMT2000 실무책임자인 남중수 상무도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 합병법인 대표로 내정된 이용경 현 한통프리텔 사장도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보여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LG글로콤은 사업권 선정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현 임원진이 굳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박 부회장 아래 사장을 선임할 경우 남용 LG텔레콤 사장 등 관계사 사장 가운데 한 사람이 영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택 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