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치고 있는 벤처 한파와는 달리 일본 벤처업계는 매출 및 경상이익이 전년대비 대폭 늘어나는 등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의 산하 기관인 「닛케이리서치」와 「닛케이산업소비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한 「벤처기업조사」에 따르면 일본 벤처업계의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19.5% 증가하고 경상이익도 52.5%나 급증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조업의 실적은 정보기술(IT) 관련 기기·부품의 수요 확대에 따라 지난해 대비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조사에서는 또 주식 공개를 계획하고 있는 벤처업체의 3분의 2가 주식공개처로 장내시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조사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나스닥재팬」이나 「도쿄증권거래소 마더스」의 열풍이 크게 시들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벤처기업조사는 독자적인 기술 및 서비스, 경영전략을 보유한 주식 미공개 벤처업체 1869개사를 대상으로 앙케이트 조사해 이 중 833개사에서 지난 9월 1일 시점의 회답을 토대로 작성됐다.
경상이익 전망에서는 제조업이 전년대비 73.4%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선명한 회복기조를 보일 것으로 조사됐고 비제조업은 29%의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 분야별로는 휴대폰 단말기 및 위성 디지털방송 관련 수요가 확대된 전자·전기업체들의 이익이 약 2.4배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고 정밀기계(99.2%), 기타 제조업(93.5%), 일반 기계(45.5%)도 큰 폭의 신장을 거둘 것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은 창업한 지 얼마 안된 인터넷 벤처를 포함해 정보제공 서비스업체들이 전년대비 약 20배의 이익을 창출해낼 것으로 전망됐다.
또 주식 공개에 관한 물음에 대해 계획중이라고 답한 벤처는 약 650개사였으며 희망하는 공개처로는 장내시장이 67.5%로 가장 많았다. 99년도 조사에서 73.3%의 선호도를 보였던 나스닥재팬은 38.3%만이 공개처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도쿄증권거래소 마더스 역시 전년도 조사의 43.4%에서 28.9%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신규 주식시장에서의 공모가격이 폭락하는 등 새로운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