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특약 = iBiztoday.com】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근로자들이 스톡옵션 덕분에 부자가 됐지만 주택을 구입할 때 계약금(down payment)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이나 스톡옵션에 지나치게 의존하다간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올해 주가변동폭이 커지면서 주택 구입자들이 내 집 마련에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곤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캘리포니아부동산업협회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 2·4분기 실리콘밸리 주택 구입자 중 주식이나 스톡옵션을 통한 수익금으로 계약금을 장만한 사람의 비율은 17%에 달했다.
이는 올 들어 처음으로 주가가 폭락하기 전인 1·4분기의 24%와 비교해 볼 때 큰 폭으로 떨어진 비율이다.
부동산업자나 주택융자 관련 대출업체들은 지난 4월의 1차 주가폭락 이후 증시와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주택구입 관련 금융조건을 변경하거나 주택규모를 줄이고 아예 계약을 취소한 사람들이 꽤 늘어났다고 밝혔다.
스콧밸리에 사는 스콧 허튼 부부는 『나스닥 지수가 지난 3월 10일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2%나 폭락하는 바람에 내 집 마련 전략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지난 1년 동안 두번이나 집을 사려고 했지만 그 때마다 주가가 떨어져 계획을 미뤄야만 했다.
스콧밸리의 주택 한 채를 빌려 살고 있는 허튼 부부는 지난해 12월 사고 싶은 집을 찾았다. 처음으로 집을 장만하려던 이들 부부는 주식 매각 수익금으로 침실 4개의 51만9000달러짜리 집의 10% 계약금 대부분을 충당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들 부부가 주식을 팔기 위해 매도 주문을 내기 며칠 전 회사 사장은 투자자들에게 자사의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이 바람에 주가가 거의 30%나 폭락해 이 부부는 내 집 마련 꿈을 포기해야만 했다.
올 여름 이들은 다시 한번 주택구입을 생각하게 됐는데 이번에는 집 값이 조금 싼 새크라멘토를 점 찍었다. 40만달러짜리 집을 찾아내 가격이 많이 회복된 주식을 팔 준비를 하다가 이번에도 매도 주문을 내기 며칠 전 다시 벼락을 맞았다. 주가가 다시 30%나 폭락해버린 것이었다.
지난해 말 현재 3만2000달러였던 스콧의 주식은 지금 겨우 8000달러에 불과하다. 그는 『무엇보다도 애들을 위해 집을 사고 싶었다』며 『전국 평균이 넘는 임금을 받는 가정이 집 한 채 장만할 수 없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