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S업체들 펜티엄4로 속앓이

「펜티엄4 때문에 곤혹스럽습니다.」 미국 워크스테이션 업체들이 20일(현지시각)부터 출시되는 인텔의 새 프로세서인 「펜티엄4」 때문에 생각지도 않던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세계 최대 프로세서 업체인 인텔이 이날부터 시판하는 펜티엄4는 클록주파수가 1.4㎓, 1.5㎓ 두 종류이다. 이들 제품은 지난 2월 인텔이 경쟁업체인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에 내준 최고속의 영광을 9개월 만에 다시 탈환하게 해주는 고성능 칩이기도 하다.

인텔은 펜티엄4가 빠른 주파수뿐 아니라 오디오와 비디오의 편집 기능이 크게 강화돼 워크스테이션에 적합한 칩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워크스테이션 업체를 난감하게 만드는 것은 이 칩이 단일(싱글)프로세서라는 점이다. 이는 인텔이 지금까지 이중(듀얼)프로세서의 마케팅에 치중해온 것과 행보를 달리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단일프로세서의 워크스테이션을 판매해 본 적이 없는 미국 최대 워크스테이션 업체인 델컴퓨터 등 관련업체들은 무척 당혹해 하고 있다. 인텔은 현재 내년 하반기경에나 듀얼 방식의 펜티엄4

를 내놓을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텔의 최대 경쟁자인 AMD는 생각지 않은 호재를 맞이하게 됐다. 최근 인텔을 급속히 추격하고 있는 이 회사는 그간 「듀얼」이라는 벽에 걸려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힘을 못써왔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일이 AMD에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말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그룹의 애널리스트인 피아 리에포는 『인텔은 워크스테이션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한 듀얼프로세서 솔루션 구현에 수년간을 보내왔다. AMD 등 인텔의 경쟁업체들은 듀얼프로세서 때문에 그동안 워크스테이션에 참여하지 못했다』며 이번 일은 「사건」에 비유되는 흥미로운 일이라고 평했다.

다른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의 애널리스트 나단브룩우드도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인텔이 데스크톱과 워크스테이션을 차별화하는 주된 기준이 듀얼프로세서 능력』이라며 『이번 일은 AMD에 새로운 문호를 개방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듀얼프로세서 솔루션을 공급하지 않고 있는 AMD는 내년 1분기경에 애슬론 듀얼프로세서를 장착한 칩세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