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정통신 이원접속번호 개선 시급

별정통신사업자의 국제전화 접속번호가 당초부터 음성재판매전화(서킷 방식)와 인터넷전화(패킷 방식)로 이원화한 채 부여돼 서비스 향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외국 사업자와의 접속료 산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어 이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별정통신 1호 사업자에게는 음성재판매용과 인터넷전화용 접속번호가 희망에 따라 1개씩 부여돼 있어 일면 합리적인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갖가지 불합리한 점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킷 방식의 번호로 접속된 국제통화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해외 사업자의 서킷망에 연결돼야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다. 별정통신 도입 원년인 지난 98년과 이듬해는 그나마 음성방식 국제전화가 주류를 이뤄 서킷망 접속번호를 사업자별로 자사의 대표번호로 내세워 홍보 및 마케팅을 벌여도 품질이나 수익성 보장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전세계적으로 패킷망 활용이 급속히 확산되고 VoIP 등 인터넷 기반의 전화서비스가 대중화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게 됐다.

패킷서비스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지는 데도 이미 알려진 서킷 방식의 접속번호를 써먹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서킷망을 사용해야 하는 처지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대해 별정통신 한 관계자는 『서킷·패킷 방식의 접속번호를 구분하지 않고 한 번호로 두 방식을 다 처리할 수 있으면 해외 사업자의 망을 원하는 대로 선정할 수 있어 요금인하는 물론 국제전화 품질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예전의 번호 이원화가 이미 효율성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사업자별로 단일화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유한한 번호 자원의 관리 차원에서도 별정 1호 사업자당 1개의 접속번호로 음성재판매와 인터넷전화 방식 모두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또한 외국 통신사업자들이 저렴하면서도 통화완료율이 높은 패킷망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데도 이 같은 환경을 서킷망 접속번호를 대표 접속번호로 가진 사업자에게 개방하지 못하는 것도 사업규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1개 접속번호에 양방식을 모두 수용하라는 의견이 접수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다수 사업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학계·통신기술 전문가들의 견해를 폭넓게 반영해 결론을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