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G전자 「루머 공포」

LG전자가 흉흉하다. LG글로콤(LG IMT2000 컨소시엄)의 최대주주(50%)이자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로서 갈 길이 바쁜데 난데 없는 자금난 루머의 중심에 섰다. 최근에는 아예 『단말사업을 매각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이같은 단말사업 포기설은 LG계열 자금난 루머의 연장선상에 있다. 즉 IMT2000 사업 관련자금이 부족해 단말사업 매각을 서두른다는 것. 지난 3·4분기 LG전자 정보통신총괄(통신장비사업)의 경상이익이 30억원대에 불과했던 점도 단말사업 매각설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LG전자 정보통신총괄측은 단말사업 매각설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매각과 외자유치 등에 관한 결정권이 LG전자(트윈빌딩)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다만 『외자유치 및 제휴를 추진하고 있으나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누군가 아궁이에 계속 불을 지폈고 굴뚝에서 연기가 났다.

LG전자는 LG정보통신(현 정보통신총괄)을 합병하면서 1조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정보통신의 부채 9000억원까지 떠안았다. 지난해말 3조3000억원이었던 LG전자의 차입금도 5조7000억원대로 상승했다. 지난 3·4분기까지 LG그룹의 부채비율은 246.51%로 삼성·SK·현대 등 4대 그룹 가운데서 가장 높았다. 이런 점들이 자금난 루머의 진원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고위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통해 차입금(부채)을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22일 『LG계열의 자금난 루머는 근거없다』고 못박았다. 더불어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세력에 대한 엄단하겠다고 공표했다.

IMT2000을 미래의 주력사업으로 천명한 LG전자가 이동통신 단말사업을 포기한다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다. 어떻게 알맹이 없이 사업을 하겠는가. LG전자가 어떻게 악성 루머를 떨쳐내고 IMT2000 등 차기 주력사업에서 건승할 것인지 주목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