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선 한반도정보화추진본부 본부장 points21@nuri.net
이러다가 제2의 IMF가 오는 게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구조조정이라는 말만 들어도 직장에 다니는 사람과 그 가족들은 덜컥 가슴부터 내려앉는다. 부푼 꿈을 안고 창업했던 중소·벤처 기업 경영자들도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니 하루가 다르게 쌀쌀해지는 날씨 속에 너나없이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아마도 30대 후반 이상 중장년의 나이에 접어든 사람이라면 이 노래를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70년대 대도시에서부터 산골 오지마을에 이르기까지 이른 아침이면 언제나 새마을운동 노래가 울려퍼졌고, 코흘리개 어린아이에서 칠순 노인까지 이 노래를 모르면 그야말로 「간첩」 취급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절망과 패배감을 벗어버리고 우리 국민이 하나로 뭉쳤던 것이 그 시절의 새마을운동이었다.
고속도로가 뚫리고 진흙길은 넓은 신작로로 바뀌었다. 도시 곳곳에는 공장이 들어서고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힘차게 울렸다. 그 시절 우리 국민이 새마을운동으로 하나되어 그 서러운 가난과 배고픔에서 벗어났듯이 지금 우리에게는 제2의 새마을운동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제2의 새마을운동이란 무엇인가. 과거에는 고속도로를 깔고 지붕개량과 마을길을 넓히기 위해 애썼다면 지금은 전세계로 통하는 정보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범국민적인 정보화운동을 펼치자는 것이다. 새마을운동이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가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면 지금의 정보화운동은 산업사회에서 첨단정보사회로 우리를 안내할 것이다.
한반도정보화추진본부는 지난 98년 김대중 대통령과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면담한 자리에서 제기된 국민정보화 추진 국가중심기구의 필요성에 따라 태동된 것이다. 말 그대로 한반도에 사는 우리 국민 모두가 정보화의 깃발 아래 하나로 뭉치고, 현 정부가 21세기 정보화의 초석을 다진 정부로 남을 수 있도록 정보화 관련정책을 건의하는 자문기구다.
새마을운동의 구호가 「근면」 「자조」 「협동」이었다면 한반도정보화추진본부가 내세우는 구호는 1인 1PC, 1인 1홈페이지, 1인 1발명이다. 가정과 사무실의 컴퓨터 보급률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며 기업이나 단체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혹은 칠순 노인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한반도정보화추진본부는 이같은 발전상을 바탕으로 앞으로 국가정보화 성공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 차근차근 실천에 옮기고 있다. 2010년까지 현재 28위에 머물러 있는 한국의 과학기술경쟁력 순위를 5위로 끌어올리고, 22위에 그친 정보화지수는 5위까지 향상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 순위를 5위 안에 진입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열의가 필요하다.
과거 새마을운동이 정부 주도형이었다면 정보화운동은 철저하게 민간주도형이 되어야 한다. 예전에 문맹퇴치와 농번기의 바쁜 일손을 돕기 위해 대학생들이 농촌봉사활동을 떠났듯이 이제는 컴퓨터봉사활동을 벌여야 할 때다. 실제로 한반도정보화추진본부는 농촌의 어린이·노인·주부 등 정보화 소외계층에게 컴퓨터 활용법을 가르쳐주고 농어촌에 컴퓨터를 보내는 국민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21세기는 정보가 곧 돈이며 첨단기술만이 자본이 되는 시대다. 우리가 비록 선진국에 비해 산업국가로의 출발은 늦었지만 정보화에서는 반드시 앞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