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계가 울고 웃는 한해를 마감하고 있다. 어떤 업체는 극심한 내수침체의 부담을 이기지 못해 수심이 깊었던 반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고성장을 일궈낸 기업도 있다.
텔슨전자(대표 김동연 http://www.telson.co.kr)는 지난 3·4분기까지 매출 2383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을 기록했고 연말까지 매출 3200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의 실적이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매출 3995억원, 영업이익 188억원보다 각각 19.9%, 28.8% 하락한 수치다.
팬택(대표 박병엽 http://www.pantech.co.kr)은 올해 말까지의 예상실적이 매출 2665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이 17.6% 상승하지만 영업이익은 37.2%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 모두 연초에 세운 목표치를 밑돈다. 하지만 팬택과 텔슨전자는 내년 1월부터 모토로라와 노키아로 각각 6억달러, 4억달러 상당의 이동전화 단말기를 공급할 예정이어서 올해 실적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세원텔레콤(대표 이정근 http://www.sewon-tele.com)은 가장 크게 웃을 기업에 속한다. 올해 매출 3413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7.9%, 97.8% 성장할 태세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국 닝보버드와 이스트콤, 스페인 비텔콤 등과 계약한 유럽형이동전화(GSM) 단말기 수출물량이 내년 말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내년에도 성장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풀이된다. 내수시장에서도 SK텔레텍을 경유한 SK텔레콤으로의 공급물량이 안정적인 편이다. 다만 맥슨텔레콤을 인수합병하면서 재무구조가 약해진 점이 수익성 신장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스탠더드텔레콤(대표 임영식 http://www.nixxo.co.kr)과 와이드텔레콤(대표 김재명 http://www.widetel.co.kr)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뒤늦게 이동전화 단말기사업을 시작해 공급선이 불안한데다 단말기보조금 폐지에 따른 내수한파로 이중고를 겪었다. 스탠더드는 미국 오디오박스, 와이드는 중국 포시스텔레콤과 사이버벨을 통해 만회를 시도했지만 제품출하가 늦어지면서 수익을 끌어내렸다.
스탠더드텔레콤은 올해 매출이 950억원으로 전년대비 18% 성장하지만 영업이익이 40억원으로 19.4% 하락할 전망이다. 와이드텔레콤도 매출이 42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3% 늘지만 영업이익이 4억원에 불과해 75.3%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두 회사의 「매출 호조, 영업이익 감소 경향」은 이(이동전화 단말기) 대신 잇몸(무선호출기)으로 버틴 결과다. 두 회사는 현재 매출의 80% 이상을 무선호출기 수출로 거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견 단말기업체들은 여전히 「수혜주, 투자유망」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품고 있지만 성장의 발판이 될 2.5세대 이동전화(IS95C) 단말기 대체수요, 2세대 단말기 수출시장의 확산 여부는 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