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더글러스 엥겔바트, 미국 최고 기술 영예인 기술메달 수상

【본사 특약 = iBiztoday.com】 마우스, 하이퍼텍스트, 온스크린 윈도 등 오늘날 널리 보급된 디지털 기술을 처음 개발한 주역인 미국 인터넷 선구자 더글러스 엥겔바트 박사가 뒤늦게나마 미 최고의 기술 영예인 기술메달(National Medal of Technology)을 받게 됐다.

엥겔바트 박사는 다음달 2일 미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기술메달을 받을 두 명의 개인 수상자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기술분야 미 최고의 영예인 기술메달은 올해는 오늘날 디지털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적 도구의 상당수를 개발한 주역에게 주어지는 지각 공로패와 같다.

엥겔바트 박사는 업적으로 보면 앤드루 그로브, 스티브 잡스, 마크 앤더슨만큼 널리 알려진 사람으로 진작 이 상을 수상했어야 할 인물이다. 그가 실리콘밸리의 멘로 파크에 있는 SRI인터내셔널에서 무려 20년간을 봉직하며 개척한 선구적 기술들은 마우스를 필두로 온스크린 윈도, 하이퍼텍스트, 영상회의, 그룹웨어, 그리고 인터넷의 직접적 선구자인 아르파넷(ARPAnet)까지 무수히 많다. 그는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1960년대 중반의 짧은 기간 동안에 이 기술들의 대부분을 개발했었다.

엥겔바트 박사는 위대한 기술자 이상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통신방법을 인간의 의사결정을 돕는 포괄적 시스템으로 내다본 휴머니스트이기도 하며 30여년 전부터 구체화시킨 그의 디지털 큰 그림을 통해 더 좋은 수단이 더 좋은 협력절차로 이어지고 다시 더 많은 혁신, 더 좋은 결정, 더 좋은 조직으로 이어진다는 비전을 제시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그의 이 같은 비전은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다. 1970년대 후반까지 컴퓨터 산업계는 엥겔바트 박사의 연구 결실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는 거의 20년을 자신을 따르는 무리가 없는 고독한 예언자 같은 인물로 남아 있었다.

엥겔바트는 최근에서야 당연히 받아야 할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97년 레멜슨 상을 받았고 1년 뒤 그의 기술개발 30주기를 맞아 스탠퍼드 대학은 저명한 기술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엥겔바트의 미완성 혁명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그는 이번 기술메달 수상으로 이제서야 공적에 걸맞은 대접을 받게 됐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