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21>
그 자는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있었다. 불빛에 비친 유방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크고 동그랬다. 하얀 살결이 매우 부드럽고 탄력이 있어 보였다.
『진짜네? 어떻게 된 것이지?』
내가 감탄을 하자 그 자는 수줍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유방은 수술했죠 뭐. 지속적으로 여성 호르몬을 주사맞고 정제를 먹으니까 피부가 부드러워지고 체형도 바뀌어요.』
『유방 안에 뭘 넣었나?』
『그럼요. 생체 실리콘이 들어 있어요.』
『부작용은 없나?』
『아직은 없어요. 예쁘죠?』
『예쁘군. 나는 여자에게서도 이렇게 예쁘고 탄력있는 유방을 보지는 못했는데.』
『만져보고 싶으세요? 그럼 만져보세요.』
그 자가 그렇게 말했지만, 앞에 있는 캔디 오에 대한 체면 때문에 만지지 않았다. 그러자 그것을 눈치채고 캔디 오가 먼저 손을 뻗쳐 그 자의 유방을 만지면서 말했다.
『정말 탄력도 좋은데? 최 사장님도 한번 만져보세요.』
나는 캔디 오가 만지지 않는 다른 쪽 유방을 만져보았다.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 있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탄력이 있었다. 그 자의 젖가슴이 따뜻하면서 부드러웠다. 새로 만들어 붙였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양쪽 젖가슴을 만지자 그 자가 고개를 젖히면서 신음소리를 내었다. 나는 얼른 손을 떼고 물었다.
『유방을 만지면 흥분도 되나?』
『하하하, 거짓말이에요. 그냥 해본 거예요. 그래야 재미있잖아요?』
우리는 함께 웃었지만, 왠지 모르는 서글픔이 엄습했다. 이러한 인생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비애감이 들었다. 삶의 형태는 여러가지가 있고, 그것은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남자가 여자처럼 행동하면서 그것을 생활의 수단으로 한다는 것은 비참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비참하다는 자각은 전혀 없고,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고 있었다. 물론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순간에 절망을 느끼고 있겠지만, 그 방안에서 그들은 캔디 오와 나의 노리개로 충실했다. 그들은 술을 잘 마셨다. 주는 술은 사양하는 일없이 받아 마셨다. 그렇게 같이 취해갔는데, 캔디 오 옆에 앉아 있던 양숙희가 나를 쏘아보더니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