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어가면서 경기가 더욱 침체되는 듯해 내년 살림살이가 걱정이다.
경제연구소를 비롯한 전문조사기관이 제시하는 내년도 경기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자금난으로 인해 대규모 업체가 도산 위기에 처하고 그 파장이 전 산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또 금융계와 벤처업체는 불법과 조작으로 국민들을 불안감에 떨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체의 자금난은 가중되고 내수경기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특히 해를 넘긴다고 해서 별로 나아질 것이 없는 상황이어서 내년도를 어떻게 맞아야 할지 기업체들마다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국내 정보기술(IT) 분야는 타 산업 분야에 비해 성장세의 둔화가 덜할 것 같다는 소식이다. 대체로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IT산업이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가 줄어들며 이는 다시 생산을 줄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은 이미 예견된 것이어서 더 새로울 것이 없겠다.
그렇지만 내수경기 침체는 우리 산업구조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우리 전자산업은 안정적인 내수에 바탕을 두고 성장해왔다.
일본과 유렵 등 선진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수출에서 큰 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내수에서 그것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체적으로 내년도 내수 증가율은 10% 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올해 성장치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치다.
그런데 내수가 침체되는 가운데 수출경기도 별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기업체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제 기업체들은 내년도에 예상되는 경기침체에 주목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다.
우선 내년도에 IT 분야의 경기침체로 인해 예상할 수 있는 점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일 것이다. 경기가 나빠질 경우 항상 나타나는 것이 주요 업체에 수요가 집중되는 점이다. 어떤 분야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업체들은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타격이 없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분야에서 수위권과 다소 거리가 있는 업체들은 수요가 크게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이 같은 점에 대해서는 사전에 대비책을 세워야 하겠다. 거래처의 안정화와 유통망의 정비를 통해 수요처와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또 장기적인 침체기가 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책을 세워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의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이다. 기업의 핵심사업을 한정해 자원을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력 분야에 대해 자원을 집중 투입, 전략적 사업구조를 갖춰가는 일이 필요하다.
내수침체가 닥치면 항상 추진하는 해외 진출 문제도 사전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등지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 내수에서의 부진을 극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내년도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뜻하지 않은 어려움에 미리 미리 대비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