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정보통신총괄(통신장비) 어디로 가나.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통신장비산업을 선도해온 LG전자 정보통신총괄(구 LG정보통신)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증권가를 중심으로 떠돌던 「자금난에 따른 이동전화 단말기사업 매각설」은 오보로 일단락됐지만 강유식 LG 구조조정본부장이 29일 『계열사 중에서 상장 요건이 갖춰진 회사를 상장시키고 상장이 여의치 않거나 전략상 필요하면 외국 합작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업계의 시선을 다시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날 강 본부장이 『정보통신 부문을 내년 중 스핀오프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LG그룹 안팎으로 적잖은 긴장을 불러오기도 했다. 즉 합병한 지 1년도 안된 회사(LG정보통신)를 다시 분리한다는 것으로 오인돼 적지 않은 혼란을 일으킨 것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강 본부장의 정보통신 부문 스핀오프 발언은 LG글로콤·LG텔레콤·데이콤 등 LG전자가 보유한 통신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자산분리 계획이 와전된 것』이라고 발빠르게 수습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시스템 및 단말사업을 추진하면서 독자 행보를 걷기 힘들 것』이라며 『매각하지는 않되 제휴·합작·자본유치 등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굴지의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체인 에릭슨과 포괄적인 제휴관계를 맺은 상태인데다 최근에는 필립스와의 음극선관모니터(CRT)에 이어 단말사업 합병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필립스와 LG전자는 각각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과 유럽형이동전화(GSM) 단말기 분야에서 취약점이 있기 때문에 합병이 큰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통신장비 부문은 「알짜」로 인식돼 있어 노텔네트웍스를 비롯한 외국업체들로부터 끊임없는 구애를 받고 있다. 따라서 LG그룹을 둘러싼 「자금난 루머」가 「알짜사업(이동전화 단말기) 매각설」을 잉태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어찌됐든 LG전자 정보통신총괄은 연매출 약 42억달러(세계 시장점유율 5∼6%)의 시너지효과가 예상되는 필립스와의 이동전화 단말기사업 합병을 이뤄낼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동통신 전문회사와 손잡을 것인지 업계의 관심 한가운데 놓이게 됐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