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학회장에게 듣는다>3회-한국정보과학회 조유근

『지난 79년 한국정보과학회 출범과 동시에 학회에 참여했는데 20년 만에 수장을 맡게 돼 영광스러울 뿐입니다.』

회원 수가 1만4000여명에 이르는 한국정보과학회 제17대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조유근 교수(51)의 첫마디다.

『그동안 전임 회장들의 열정적인 노력과 헌신으로 한국정보과학회가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에서 눈부신 발전과 성장을 했습니다』라는 조 회장은 『임기 2년 동안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한 차원 높은 학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밝혔다.

한국정보과학회의 회장 선출방식은 다른 학회와 다르다. 10년 이상 정회원 자격을 유지한 평의원들이 직접 선거를 통해 회장을 선출한다.

한국정보과학회 논문지 편집위원을 시작으로 편집위원장, 이사, 부회장을 두루 역임한 조 교수가 회장 적임자라는 평가는 이미 오래전부터 회자됐다.

조 회장은 재임시 해야 할 학회 역점사업으로 4가지를 꼽았다.

첫째, 한국정보과학회의 환골탈태다.

조 회장은 『그동안 학회가 너무 대학교수 중심으로 운영되어 학술적인 면에 치우쳐 아쉬웠습니다』라며 『정보과학학회에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회원들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학회의 규모를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교수와 기업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산학협력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대학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고급 인력과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은 대학의 연구활동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습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학회 차원에서 새로 가입하는 기업 회원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중이라는 조 교수는 새 이사진을 구성하며 기업 소속 부회장을 2명으로 늘리는 개혁을 단행했다. 또 조 회장은 한국정보과학회의 장기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둘째, 학술논문지를 대폭 쇄신할 계획이다.

즉 학술논문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동시에 대중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한국정보과학회는 지금까지 춘·추계 학술논문발표회를 통해 한꺼번에 400∼5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라며 『새로운 방법론을 구상하고 있습니다』고 소개했다.

조 회장은 특히 전문분야별 혹은 산하 위원회별로 학술대회를 개최해 학술논문지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학술논문지의 대중성 확보를 위해 기업 회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할 계획도 수립해 놓았다.

셋째, 한국정보과학회 홈페이지 개편작업이다.

그동안 학회의 활동을 알리고 소개하는 일방적 통로였던 홈페이지를 회원은 물론 일반인들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양방향성을 갖는 홈페이지로 새롭게 단장하겠다는 게 조 회장의 생각이다.

즉 학술논문의 제출, 심사, 게재 등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그룹 활동을 활성화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정보과학회에는 이미 홈페이지 개편전담팀이 구성됐다.

넷째, 30∼40대 젊은 회원들이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 학회 가운데 한국정보과학회만큼 젊은 회원 비중이 높은 학회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조 교수는 이들이 활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신임 회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외에 조 회장은 오는 2002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제정보올림피아드 주관기관으로 한국정보과학회가 한몫을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부인 정명희 여사와의 사이에 서울대, 고려대에 재학중인 형제를 둔 조 회장은 체력단련을 위해 가끔 라켓볼을 즐긴다고 소개했다. 알고리듬 분석과 운용체계가 전공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