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소프트웨어(SW)산업은 영세사업자들의 집합이라고 할 정도로 그 위상이 미약했다. 정부가 90년대 후반 SW산업 육성정책을 펼치기 전까지만해도 SW업체는 그 산업기반이 극히 취약했다.
그러나 최근 SW산업은 국내를 대표하는 IT벤처업종으로 등장했다. 특히 올 한해 SW산업은 풍년이다. 국내외적으로 낭보가 잇달아 터져나왔다. 예를들어 국내 SW업체의 대명사인 핸디소프트는 그 높다하는 미국 상무부와 국무부에 자체개발한 그룹웨어를 납품했다.
『글로벌 경쟁하에서 첨단기술력 확보는 국가 및 기업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 특히 SW 기술은 IT산업의 기반요소다.』
SW산업을 바라보는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의 인식이다. 소프트엑스포2000 행사를 주최하고 있는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나 이번 행사의 의미, SW산업 육성정책 등 여러가지 현안을 들어보았다.◆
-소프트엑스포가 4회째를 맞았습니다. 일부에선 소프트엑스포가 민간 주도의 유사전시회와 차별성이 부족하고 비즈니스 지원 활동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선 올해 행사의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그간 소프트엑스포는 디지털 경제에서 SW산업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첨단SW기술을 선보이는데 중점을 두어왔습니다.
그러나 올해의 소프트엑스포는 일반SW는 물론 디지털콘텐츠와 게임, 정보보호 등을 망라한 SW종합전시회로서 발돋움했습니다.
특히 별도 개최되는 콘퍼런스는 세계시장에서 우리제품의 경쟁력을 비교해 보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엑스포 기간중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엑스포를 개최하여 실시간으로 국내외 기업간 제품홍보와 수출상담이 가능토록 하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행사를 계기로 소프트엑스포가 국내업계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IT종합전시회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4년 동안 SW산업은 많은 발전을 하였습니다. 국내 업체들의 기술수준은 얼마나 향상되었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우리가 아직도 취약한 분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국내 SW 기술수준은 운용체계, DBMS, SW 개발도구 등 기반기술부문은 세계 수준과 2, 3년의 격차가 있으나 음성·지문 인식기술 및 보안용 SW 등 인터넷 기반의 응용 SW 기술은 세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소프트엑스포에 출품·전시된 국내제품을 볼 때 최근들어 더욱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교육용 SW와 인터넷관련 솔루션 위주의 98년의 출품동향이 지난해부터 유무선 인터넷 기반 및 리눅스관련 SW 등으로 변모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디지털콘텐츠와 정보보호제품이 돋보이는 등 해가 갈수록 다양한 SW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SW기술의 급속한 저변확대와 기술수준 향상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소프트엑스포 행사의 국제화 및 외국과의 교환전시회 개최를 통해 국내 SW기술의 우수성을 해외에 적극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산업경쟁력은 결국 국제화에서 찾아집니다. 국내SW 산업의 국제 경쟁력은 어느 정도이며 정통부가 SW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중인 정책을 소개해 주십시오.
▲국내 SW시장은 연간 37.6%의 고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반기술은 아직도 취약하여 패키지SW의 경우 MS, 오라클 등 외국제품이 싹슬이하고 있습니다.
국내 SW산업의 국제화와 관련, 정부는 국내 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99년 1.1%에서 2005년까지 2.5%로 끌어올린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관합동으로 미국, 중국, 동남아 등 주요국을 대상으로 한 코리아IT 심포지엄 개최 등 해외마케팅 지원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1월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이스라엘·태국 행사를 실시했으며 11월 말∼12월 초 인도와 영국에서 시장개척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12월 중순에는 중국시장을 겨냥해 민관합동 시장개척단을 파견할 계획입니다.
-국내 SW업계는 현재 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SW 산업의 인력확보를 위한 지원대책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정부는 향후 5년간 IT부문에서 전문인력이 20만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중 SW전문인력 부족이 14만명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고급인력 중심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질적·양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IT전문인력 양성 종합계획을 마련중에 있습니다.
특히 IT인력 수급상황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사와 분석자료를 제작, 공급하여 인력수급이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보의 부족으로 야기된 인력의 불합치 문제를 해소해 나갈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정규교육기관의 IT관련학과 및 전공의 정원을 확대하고 첨단기자재 지원 등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며 2002년까지 600억원을 지원함으로써 총 5만6000명을 신규로 양성할 것입니다.
장기적인 대책으로는 SW 우수인력을 조기에 발굴, 산업인력으로 양성하자는 차원에서 청소년 IT교육프로그램 등 개발을 추진할 것이고 신기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핵심기술분야의 정보통신 연구센터 육성 및 카네기멜론 대학 등 해외유수 대학과의 협력사업도 지속 추진할 것입니다.
아울러 공급측면의 지원과 더불어 정보통신 인력양성 종합지원센터 설립, IT Young Professional 프로그램 추진 등 수요측면에 대한 지원도 검토중입니다.
-내년도 경기불황으로 SW 업계도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SW산업은 전반적 경기침체라는 국내영향을 받겠지만 오히려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민간부문의 정보화사업 추진, 인터넷과 e비즈니스 확산, IT관련 컨설팅 확대에 따라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요진작을 위해 SW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입니다.
기술성 평가에 의한 SW구매제도와 계약제도 개선, 기업의 정보화시스템 아웃소싱에 대한 금융·세제지원방안 강구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내수시장 활성화와 소비자 편의를 위해서도 SW상품권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기업, 대학 등의 정품SW 사용을 고취시키기 위해 SW 구매자금을 저리로 융자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정통부는 지금까지 SW 육성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내년도 국내 SW산업의 육성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할 정책은 무엇입니까.
▲SW산업은 정보통신기기, 통신서비스, 콘텐츠 등은 물론 금융·물류·유통 등 직간접 산업에의 생산유발 효과가 크며 산업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산업입니다.
정부는 지식정보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산·학·연 전문가와 함께 「SW산업진흥 종합계획」을 수립중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후에는 인도수준의 수출강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일차적으로 내년에는 SW산업 기반조성의 내실화, 핵심기반기술 개발 등을 통하여 유망 SW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컴포넌트SW, 온라인게임을 차세대 유망분야로 집중 육성함으로써 SW산업을
지식정보 사회의 핵심 신산업으로 육성할 것입니다.
인터넷시대에 맞게 무선인터넷 플랫폼, 음성인식 및 합성기술, 가상현실 등 차세대 SW기반기술 개발도 중점 지원할 방침입니다.
-정통부가 의욕을 갖고 있는 SW품질인증제도에 대해 관련업계의 관심이 지대합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SW 품질인증제도의 의미와 국내 SW산업에 미치는 효과는 무엇입니까.
▲국내 SW업체는 주로 중소벤처업체들이 대부분이므로 몇몇기업을 제외하고는 업체나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여도 업체의 인지도 부족으로 인하여 일반소비자가 외면하는 현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SW품질인증의 목적은 정부가 SW제품의 품질을 인증해줌으로써 SW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판매를 촉진시키는 데 있습니다
이미 SW품질인증을 위한 법·제도적인 준비를 완료하였고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시범운영중인 품질인증제도를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SW업체는 품질인증을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품질개선 노력을 할 것이므로 SW업체의 기술력 확보 및 경쟁력 강화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내 SW 업계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국내 SW산업은 역사가 일천함에도 불구하고 SW산업에 종사하시는 각계의 노력으로 매년 30% 이상의 고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세계 선도기업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보면 결국 첨단기술을 보유한 소수의 기업만이 극심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았듯이 국내 SW업계도 세계 유수의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입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SW 제품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기술개발 투자가 필요하며 특히 인터넷 기반 솔루션 및 무선 콘텐츠 기술, 임베디드 SW기술 등 향후 SW기술을 선도할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SW업계는 혁신적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선진 경영방식을 도입하여 창의력에 기초한 핵심기술을 개발해 나가야 합니다.
<조시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