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무명 음악가들 인터넷으로 뜬다·

【본사 특약 = iBiztoday.com】 인터넷은 대형 음반사가 알아주지 않는 무명의 음악가들에게도 독자적으로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등용문이 되고 있다. 주요 음반사를 통하지 않고도 자신들의 노래를 독자적으로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광범위하게 팬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명 음악가들은 이로 인해 음악을 포기했다가도 다시 시작하는가 하면 음반사로부터 음반 취입을 거절당해도 실망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직접 자신들의 노래를 알아주는 사람들을 찾고 있다.

대다수 신인 음악가들이 이제는 과거처럼 유명 음반사의 눈에 띌 날을 학수고대하며 클럽을 전전하는 고달픈 무명세월을 보내지 않고도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인터넷이 음반사 주도의 스타 제조 메커니즘을 해체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이같은 분출구가 없었다면 진작 악기를 내던졌을 무명의 보통 음악가들에게는 그야말로 혁명적 변화를 주고 있다.

휴스턴의 샛별 마이크 페어(26)는 집에서 전자음악을 직접 작곡해도 팔 곳을 찾지 못하다가 음악사이트 MP3닷컴(MP3.com)에 몇 곡을 올리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노래를 작곡해 음반사에 갔다가 보안직원에 떠밀다시피 쫓겨나는 비참한 수모를 여러 차례 당했다』며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든 드럼 음악을 지난해 7월 303인피니티(303infinity)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 올리면서부터 지금까지 모두 16만달러를 벌었다』고 기뻐했다.

웹사이트에서 주문받아 자신들의 음악 CD를 장당 10∼15달러에 4000장을 판매한 샌프란시스코의 록밴드 더 헤일 메어리스의 리드싱어 재키 스트라노는 『날마다 리무진을 타고 돌아다니지는 못하지만 온라인 음악판매로 괜찮은 수입을 올려 중산층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헤일 메어리스 웹사이트에는 예정된 쇼 소개와 자서전, 문신이 잘된 밴드멤버 사진과 최신 노래 선곡 등이 올려져 있다.

시카고의 록 음악가 J J 틴달은 연결음이 희미하다든지 노래 가사가 빠르게 와닿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지겹게 들어 아예 자신의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는 『이제 나에게 「노」라고 말해 실망시키는 사람은 없다』며 『나는 온라인에 음악을 올려 내 일과 내 인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인디애나폴리스의 대학생인 더스틴 브렌튼은 친구 크리스 스페파니와 함께 트랜스 팩터리라는 테크노 음악그룹을 만들어 MP3닷컴에 자신의 컴퓨터 음악 프로그램 재능을 쏟아부어 성공했다.

온라인에서 무명 예술가를 찾기는 아주 간단해 검색단어만 입력하면 된다. 야후닷컴에서 전자음악을 찾으면 대부분 음반사 소속이 아닌 독립 음악가 1051명의 음악가 명단이 순식간에 뜬다.

MP3닷컴과 레이브월드닷넷(Raveworld.net) 등 음악 사이트는 이런 예술가의 작품 중 일부를 골라 판매하거나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한다. P3닷컴(P3.com)은 10만명 이상의 예술가의 노래 50만곡 이상을 무료로 제공하는 무명 음악가들의 등용문이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